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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
용인시내- 마평동
 

  1) 마을개관---------------------------------------------------267
  2) 설화-------------------------------------------------------268
  (1) 이영재 (83,남) 이퇴계 선생 일화---------------------------268
(2) 이영재 (83,남) 삼박골의 유래--------------------------------274
(3) 이영재 (83,남) 심정승을 골려 얻은 목천군수------------------274
(4) 설계수 (81,남) 할아버지와 손자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281
(5) 설계수 (81,남) 꾀 많은 사람---------------------------------283
(6) 설계수 (81,남) 피난가지 않은 효자---------------------------285
(7) 설계수 (81,남) 허벅지 살을 베어준 열녀----------------------286
(8) 조용구 (78,남) 호랑이를 만난 사람---------------------------286
(9) 박병근 (78,남) 황진이 일화들--------------------------------287
(10)원윤동 (81,남) 호랑이 등을 탄 효부--------------------------292 
(11)조완산 (?,남)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296
(12)원윤동 (81,남) 생거진천 사거용인----------------------------298

마평동
가. 마을개관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임태현, 문선의,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5. 11. 4., 1995. 11. 20., 1996. 6. 1.
 
마평동은 용인터미널을 중심으로 남쪽에 펼쳐져 있는 마을이다. 이곳은 양지군 주서면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시에 마남리, 마북리, 신평리 김량리 일부와 용인군 수여면 하리 일부를 합쳐, 마남 마북의 마와 신평의 평자를 따서 마평리라 칭하여 용인면에 편입하였다.
마평동을 이루고 있는 자연 마을로, 우선 신흥은 옛날에 지나가는 길손이 이곳에서 말을 재우고 쉬었다고 해서 마구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구리는 골의 변음이라고 볼 때, 말구리에서 말보다는 마(麻)가 많은 고을이란 마구리가 아니가 한다. 왜냐하면 옛날에 이곳이 마전리에 속하였다가 마을이 점차 커지자 마북리(신평)과 마남리(신흥)로 구분되었다. 시흥은 새로 일어난 마을이란 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신평은 들판에 새로 마을이 형성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박곡은 박씨 세 집이 거주하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농사를 지으면 흉년이 없고, 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사람이 무성한 것 등 세 가지의 복이 있는 지역이라고 삼복동이라고 한다. 그런데 삼박골은 삼밭골(麻田谷)의 변으로 생각된다. 석담은 이곳에 원형이 많이 손상되었으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적석총이 남아있는 데서 비롯된 이름으로 일명 돌무데기라고 한다. 신점은 양지군와 용인군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으로, 영남지역에서 서울로 가는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어, 새로이 주막이 생겼다고 새술막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이 마평동의 조사는 1995년 11월 4일에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은 터미널 인근에 있는 마평노인정에서 조사를 하였고, 1995년 11월 20일에 임태현, 문선의가 용인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조사하였으며, 1996년 6월 1일에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이 마평동 노인정에서 조사를 하였다.


나. 설 화

1. 이퇴계 선생 일화
 
 이영재(83, 남)/마평동T 1앞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조사자들은 용인 시외터미널에서 내려 인근의 마평동 노인정을 찾아갔다. 그곳에는 10여 명의 할아버지들 모여 화투치기와 담소를 하고 있어, 조사자가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제보자가 선뜻 나서 구술하여 주었다. 삼박골에 살고 계신 제보자는 ‘짐승소리를 알아듣는 사람’ 유형의 설화를 이퇴계 선생과 연관시켜 구술하여 주었다.

그전에 그 이퇴계 선생님이라고 있는데, 이퇴계 선생님의 서원이 저 경주에 있거든. 경주에. 그런데 그 분이 형제분이여. 형제분이 어디를 쓱 이리 가는데 응, 이 산기슭에서 말이지 까마구들이,
“다육, 다육!”
하거든. ‘많을 다자 그 육 육자’ 그 우리가 듣자면 ‘까욱 까욱’ 소리지만, 그 사람들은 새짐승 소리로 알아듣는 걸로, 그 다육 고기가 많다. 많을 다자 그래 ‘다육 다육’ 하고 그랬나 봐. 그러니까 아우가,
“아유 형님! 저 까마구들이 저렇게 이야기하는 게 거기 좀 가보고 가십시다.”
그러니까. 그 형이,
“아이 가 보기는 뭘 가봐.”
“아이 가 봐요.”
그래 가봤어. 갔더니만 저 뭐 산기슭이 졈 사람의 송, 송장이 하나 있더래, 시체가. 그래 마침 그때, 저 지금 같으면 잠복해 가지고, 형사들이 잠복해 가지고 그 범인을 잡을라고, 그땐 사령이라고 형사가 아니라 이 잠복하고 있는 거야. 형사들이 마냥 이렇게 살인범을 잡을라고 그저.(헛기침) 이때 마침 형제들이 붙잡혔단 말이야. 애매하게 붙잡혔지.
“너들 왜 사람을 죽였느냐?”
이러니께.
“우리는 사람을 살해한 게 아니라, 여기 까마구가 울고 새 짐승소리를 알아들으니께, 참 ‘다육 다육’ 하길래 와 본 거라.”
구. [청중 : 무슨 얘기하는 거야?] 하니. 까짓게 알아. 알아듣지도 못하는 게.(웃음) 그래 저 그러니까,
“첨 여기 왔다 이렇게 됐노라구. 새짓는 소리가 알아듣는 걸로 까마구가 '다육 다육' 하길래 왔더니, 여기 송장이 있다.”
고. 그러나 저러나 그냥 저 사람들이 그냥 잡아다가 원님한테 데려갔단 말이야. 애매하게 저기 잡혀간 거지. 그래 꿇어 앉혀 놓고,
“너, 왜 살인을 했느냐?”
그러니까. 마찬가지로 이 원보고 하는 얘기가,
“저희가 새 짐승 소리를 알아듣는 걸로 지나다 보니까 까마귀가 '다육다육' 하길래 갔다가 그렇게 애매하게 붙잡혀 왔노라.”
구. 그래 그래 그러다가 덜컥 가두거든. 이퇴계 선생 형제를, 원이. 그러다 인제 이튿날 그 때부터 춘삼월이야. 봄. 봄. 삼월인데 제비가 인자 새끼를 쳤단 말이야, 집을 짓고. 그 원이 새끼를 그냥 붙잡어다 그 도포자락 소매 속에다 넣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애미 제비가 머리맡으로 돌아다니며 쓰러지고 야단이거든. 그때 원님이 이퇴계 선생 형제를 불렀어.
“그래 너 새 짐승 소리를 알아듣는다니, 저 제비가 저 뭐 하는 소리냐?”
그러니까,
“제비가 하는 말이, 우리가 비록 미물일망정 인간에 아무 해 미친 적이 없는데, 원님께서 왜 우리 자식을 잡아가십니까?”
이 말이야. 꼭 들어맞잖아.(기침) 그래 ‘아! 다행이라’고 원님이 속으로 생각하기를 그냥 석방을 시키는 거야. 그래 주안상을 차려서 인저 술하고 안주하고 한 상 잘 차려서 대접을 하매 먹으라고.
“먹고 가라.”
인자 그 퇴계 선생이 아우는, 퇴계 선생이 대추 하나만, 그 좋은 안주에 고기 술도 많은데 그 대추 하나만 이렇게 집어먹고 그러니까, 그 아우가 형 하는 대로 이저 그렇게 먹고서 가는 거야. 가는데 원이 그 사령을 시켜서 미행을 하는 거야.
“저 분네들 가다가 무슨 얘기를 하나 듣고 오너라.”
그러니까, 인제 사령이 뒤에 미행하면서 쫓아가는데, 이 형제분이 가면서 하는 얘기가, 그 아우가 하는 말이,
“형님! 왜 그 좋은 안주에 좋은 술에 안 잡수셨어?”
그러니까.
“아 그거, 땅에서 나온 곡식이래서 전부 비린 내 나서 안 먹었어.”
“아 저도 그래서 안 먹었어요.”
그때 그런 얘기 저런 얘기하며 이러 가는데, 가다보니까 이게 길바닥에 황금, 황금이 바가지 쭉 쪼개있는 것마냥 두 쪽이 이렇게 있더래. 그래,
“아유, 형님! 저 금 봅시다. 금. 형님 한 쪽 갖고, 나 한 쪽 가즙시다.”
“아유, 난 싫어. 그런 거 안 가져.”
“아유, 형님도 안 가지면 나도 안 가질래요.”
그냥 그걸 두고서 그냥 갔단 말이야. 그냥 가다가 뒤돌아보니까, 오다 보니까 웬 사람이 지나가던 거길 행인들 들여다보고, 그냥 딸기 샘구녁 들여다보듯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거든. 그래 아우가 형보고 하는 얘기가,
“아 형님! 저 사람이 저 황금을 저렇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형님이,
“그 사람 눈에는 금으로 안 보일 꺼야. 반드시 구랭이로 보일 꺼야. 이따 오면 물어보게.”
그래, 인제 천천히 형제들이 가는데, 그 사람이 빨리 와서 참 만났단 말이야.
“당신! 거 뭘 오다가 봤소?”
“아유! 황구렁이 두 마리가 그냥 소리소리를 하는데, 어떻게 징글맞은지 모르것다”고.
“거 보라구. 거 금이라는 게 이렇게 손톱 반만 해도 거 무령 보이지 않고 자고로 다른 것으로 보여.”
금으로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그냥 그래서 인제 그게 구랭이로 보였지. 인자 그래 인자 가는데, 가면서 가는데 쭉 얘기를 하는데 아우가 하는 말이,
“형님! 그저 원이 중의 자식입디다.”
그러거던. 중의 자식이라고, 원이.
“아유, 아무 소리도 말어.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그려.”
그래 인제 사령은 인저 그걸 들었거든. 그 얘기를 듣고 인자 그렇게 가는데, 가다가 인저 어디 가서 이렇게 있는데, 날이 저물어 자는데 형제분이 가 앉았어. 그런데 초립동이가, 그전에 왜 초립이라는 걸 쓰고 댕기지. 장가 안 간 사람은 그걸 쓰고 댕기는 거여. 그래 초립이라는 것이 퇴계 선생님한테 가서 절을 그냥 날라 가듯이 절을 한단 말이야. 가면서 하는 얘기가,
“선생님은 언찬 좀 해 주십시요.”
언찬. [조사자 : 어느 창이요?] 말씀 언자 길 찬자. 칭찬을 해달란 말이야, 언찬을. 그래 벌써 퇴계 선생은 그 누군지 알거든, 벌써. 그래 그 다른 게 아니라 그 사람은 그 앞에 연못에 있는데, 거 저히 이무기가 있거든. 용이 있거든. 그런데 인제 그게 용이 되서 하늘에 올라갈라믄 군자의 언찬을 세 마디를 받아야 등천(승천) 한다는 거야, 용이. 그래서 그 연못에 용이 있는데,
“그러라.”
고. 그 이튿날 갔더니 그 용이 냅다 그 꼬랑지를 하늘에 대고 있거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이퇴계 선생이 보고서 그냥 왔어. 그래 그 이튿날 초립동이가 또 왔거든.
“아! 선생님 왜 오(가?)셨어요?”
“누가 뭐니? 꼬랑지 보러 왔어?”
“그럼, 낼 또 오십시요.”
그래 그 이튿날 또 갔더니, 또 등허리를 남실남실하고 이러고 있거든. 또 이렇게 보다 그냥 왔어. 그래 또 와서,
“아! 왜 그냥 오셨어요? 언찬 좀 해 달라.” 고.
“누가 뭐 등허리 보러 갔어?”
“그럼, 낼 또 오십시요.”
갔더니, 냅다 용이 머리를 하늘로다 뻗치고 있거든. 참 우리가 그림을 봐도 그게 아주 무섭잖아. 그 산(살아 있는) 용이 그러고 있는데 누구든지 놀랠 거야. 그런데 퇴계 선생이 이렇게 한참 쳐다보다가,
“아! 가히 용답다.”
고. 이렇게 언찬을 세 마디 했어. 그러고서 그냥 왔거든. 그래 그 큰 짐승이라는 게 자기 모양을 보이려 들지 않는다고. 가령 저 그전에, 옛날에 그 어느 산골짜구니에 가면 그 호랭이들이 범이래도 그 자기 모양을 사람에게 보이지 않으려 든다고. 그래서 인제 그랬는데, 그 이튿날 자는데 꿈에 현몽을 해.
“아, 선생님 덕분에 등천(승천)을 하게 돼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무슨, 선생님 원이 계신지, 소원이 있으시면 이뤄 들일테니 말씀 하십시요.”
이라거든. 그래서 퇴계가,
“아유! 우리는 아무 소원도 없어. 그런데 밤에 잠을 잘라면 아 머리맡에 그 시냇물이 졸졸 흘러서 물 내려가는 소리에 단잠을 못 자겠어. 그러니까 그 시내나 좀 물려 달라.” 고.
“그라믄 아무 날 아무 시에 에 높은데, 저 산으로 피신을 하십시오.”
이 말이여. 그래 그 날 좀 피신을 했더니, 그냥 그만 억수장마가 지는 거야. 그냥 그러더니 그 시냇물이 딴 데로 가더래. 그래 물러갈 퇴자 시내 계자. 그래서 퇴계야. 퇴계. [조사자 : 아!] 시내를 물리쳤다고 해서 퇴계 선생이라고. [조사자 : 예,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런데 이 원이 또 어 그저 사령이 얘길 들었잖아. 중의 자식, 원이 중의 자식이라는 것을. 그래 인저 사령이 원한테 갔어. 원한테 갔더니만,
“너, 그 분네들이 무슨 얘기를 하대?”
그러니까 영 우물우물하고, 차마 ‘원이 중의 자식이더라’는 얘기를 할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으니까.
“아 들은 데로 얘기해야, 상관없어.”
그러니까,
“아유, 원님께서 절의 자손이라고 그럽디다.”
아! 그래 그냥. 원이 그냥 얼굴이 빨갛고 그 챙피하지 뭐야. 그래 원이 중의 자식이라니! 그래 급급히서 칼을 갈아 가지고 자기 어머니한테 갔어.
“어머니!”
그 칼을 앞에다 놓고,
“어머니! 저 바른대로 말씀을 하셔야지, 만약에 추호래도 거짓이 있으면 불효나마 이 칼 갖고 찔러 죽겄다.”
고요. 이래거던. 그러니까 아 그 어머니가 기가 맥히지 뭐야. 내 그래 할 수 없이,
“그런게 아니라, 그 전에 손이 없어서 너를 낳을 적에 절에 가서 기도를 들였다. 그 신돈이,”
신돈이라는 중이 고려 말 때 중인데, 백자천손 시절에, 아들이 천이요, 백자천손 아들이 백이요, 손자가 천이라는 그 백자천손. 그 고려 말기에 그 신돈이가 그 저 역적이었었다고. 근데 이 사람이 절에 이렇게 있는데, 그 손 못 보는 사람들이 그 좀 많아.
그래 아들을 날라고 거기 가서 기도를 드리면 마루창이 툭 꺼지면서 떨어지는 거여, 거 기도 드리는 여자가. 그래 그냥 거기서 폭행을 해서 내보내면 자꾸 아들을 낳거든. 그래 원도 그렇게 해서 낳은 아들이야, 그게.(웃움)
그래서 원이 그냥 챙피해서 그냥 그 고을 떠났더랴, 딴 데로 말이야. 그런 얘기야. [조사자 : 이게 끝이예요? 이 얘기가?] 끝이야.


2. 삼박골의 유래
 
 이영재(83, 남)/마평동T 1앞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곳 마평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묻자, 제보자는 이곳 마평동에 살고 있지 않아 잘 모른다며, 살고 있는 삼박골의 유래에 대해 구술하여 주었다.

[조사자 : 할아버지! 어디서 사시는 거예요? 마을 이름.] 마을 이름이 삼박골. [조사자 : 삼박골이예요?] 응. [조사자 : 어떻게 가는 거예요? 거기는?]
거기는 박씨가 그전에 옛날에 세 집이 살았대. [조사자: 아, 박씨가 세 집에 살았군요.] 삼박골이 어째 삼박골이냐? 하니까 ‘옛날에 박씨가 셋이 살아서 삼박골이다.’ 그것만 알지 잘 모른다.


3. 심정승을 골려 얻은 목천군수
 
 이영재(83, 남)/마평동T 1앞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1995. 11. 4.)

앞의 삼박골의 유래를 마친 다음에 결혼하였을 때의 상황에 대해 묻자, 혼속에 대해 구술하여 주었다. 조사자가 다른 이야기를 부탁하자, 생각난 것이 있는지 ‘아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전에, 저기 옛날에 말이지, 아 시골에 한 촌부가 사는데, 촌사람이 사는데 참 그리 먹고 살기는 괜찮아, 돈도 푸짐하게 있고. 그런데 벼슬을 하나도 한 게 없다고. 그래 인저 서울을, 심정승을 찾아갔어. 심정승을 찾아가서,(헛기침)
“대감님! 저 하다 못해 진사 벼슬이라도 시켜 주십시요.”
그러니,
“그럼 돈이 들어야 할 껄.”
“아, 돈 드릴께요. 아, 얼마나 듭니까?”
“삼천 냥이 들어야 한다.”
고 그래. 그래 삼천 냥을 인자 땅을 팔고 이렇게 해서 그걸 가지고 갔다고. 갔는데 벼슬을 시켜 준다면서 그냥 시일만 끌지 그냥 아무 소리, 소식이 없어. 그래 한 번은 또 찾아가서는 그러니께,
“아유, 그렇게 쉽게 되나. 더 기둘려. 그런데 돈이 모자라. 돈 한 이천 냥만 더 가져와.”
그래 또 인저 가게까정 팔아서 전부 팔아서 달라는 데로 죄 갖다 줬다고. 아 그라고 영 소식을 기달리니 소식이 와야지, 기별이 와야지. 그래(헛기침) 할 수 없이 그냥 인저 기달리다 기달리다 집에서 그냥 난리가 났어, 그냥. 집도 없고 가게도 죄 팔아먹고 뭐 아무 것도 없으니, 난리가 나서 기별이 왔는데, 그냥 집에나 고향이나 내려간다고. 그냥 터덜거리고 내려갔는데 주막이 저어 마지기 있는데 배는 고프고 돈은 없고 어떻게. 그래 꾀가 나가지고 앓은 거여. 길바닥에 가서 그냥 데굴데굴 굴르면서,
“사람 살려라.”
라고. 소리를 지르니께, 그 주막집이 나와서고 참 보더니 데리고 가서 그냥 침을 놓고 사람을 데리고 먹을 걸 주고 그러니까 깨어나더라고. 그래, 이 사람이 밤에 잠을 자는데 그게 촌 주막, 지금은 여관이지만 그때는 주막이거든. 주막인데, 거 인저 심부름하는 애도 있고 그렇단 말이야. 내가 인저 저녁을 먹은 뒤에 걔가 와서 보니까 총각이야. 아주 떡거머리 총각에게,
“너 장가들고 싶지 않냐?”
그러니께,
“왜유? 아! 장가들고 싶지요.”
“그래, 그럼 너 내 말을 잘 들어.”
그런데 그때 마침 웬 행인이 들어오는, 과객이 들어오는데 아주 부자여. 그런데 건을 쓰고 상제인 모냥인데 인제 옆방에 들었거든. 근데 인제,
“상제님의 건을 훔쳐 오너라.”
그러니까.
“예. 훔쳐 오죠.”
“그럼, 너 장가 들여 줄게 훔쳐 오라.”
고. 이놈이 그 건을 훔쳐 가지고 왔어. 예 여기 저기 어는 응~지금 같으면,
“저런 색주가 요리집, 그런 술집이 없느냐?”
고. 물으니께,
“여기 있다고. 그런데 한 군데 좋은 데가 있다고. 주인도 아주 참 일색이고 좋고 그렇다.” 고.
“거기 안내 좀 하라.”
그래 인제 건을 주머니에 넣고서 거길 찾아갔어. 거길 찾아가서 인제 걔가 인제 알려줘서 거길 갔는데, 참! 요리 한 상을 차려 가지고서는 진탕만탕 먹었거든. 먹고서는 올라는데 돈이 한 푼이나 있어야지, 맨몸으로 왔으니. 그래,
“여보!”
주인보고.
“나 주막에서 자는데, 내 돈 가져온 게 없어. 그런게 이따 아침에 오라.”
고. 아! 그래 기생이,
“누군지 알고 가느냐?”
고. 그러니까 이 건을 주면서,
“이 건 임자만 찾아오라고. 그러면 돈을 줄 꺼야.”
이 건은 자기가 훔쳐온 거거든. 제 건이 아니여.
“그래 그러라.”
고. 그러니께,
“우린 건망증이 있어서 얘기를 못 한다.”
고 그려. 아 이튿날 식전에 그 건을 가지고 와서 건 임자를 찾으니까, 그 옆방의 참 그 딴 사람이지 뭐여.
“아! 어제 잡순 술값 달라요.”
하니까. 그 건 주인이,
“아! 어제 내가 무슨 술을 먹었냐?”
고. 그럴 꺼 아니여?
“아, 이 냥반이 건망증이 심하시다더니 진짜 건망증이, 아 이 건을 주시면서 ‘이 건 임자만 찾아 오라’고 하셨는데 웬 딴소리이십니까?”
아 그래. 챙피하니 어떻게 해. 얼른 지불해 줘 버렸어. 그라고서 인제 이 여자는 돈을 받아 가지고 왔는데, 그 이튿날 저녁에 또 이 남자가 또 찾아왔어. 그 촌사람 벼슬을 할라고 그러는 사람이 찾아갔어. 그라니께 그 여자가 그 웃더래. 웃으면서 또 술을 한 상 잘 먹으면서,
“자기하고 살자.”
고 그러거든, 그 여자가. 그러니까,
“아유, 난 처자가 있는 사람이라.”
고. 그렇게 했더니 저기,
“그럴 수 없다.”
고 그래.
“아유, 걱정 마라고. 난 아무 것도 없어도(패물을 꺼내 보이면서) 이것만 하면 실컷 나 먹을 건 있으니께 아무 부담 없이 살자.”
고 말이야. 그래 못 이기는 척하구,
“그러라.”
구 그랬거든. 그라구 이 인저 그 여자보고 하는 얘기가, 내가 사실 얘기를 했어.
“우리 가서 그 복수를 하자, 둘이 가서. 어, 미인계를 써서 미인계로 써서.”
미인계로. 복수를 하러 둘이 슬렁슬렁 집이로 갔거든. 가니가 거시기 심정승이,
“아, 어떻게 왔느냐?”고.
“왜 왔는냐?”
“아, 웬 일이고 마나 집에 갔더니 난감해 집도 없다, 죄 팔아먹고. 우리 남부여대해서 이렇게 두 내우 왔소. 그러니까 할 수 없이 대감 댁에서 신세지고 살아야겠소.”
그래. 이 심정승이 가만히 보니까 그 여자가 아주 일색이야. 그래 요것마저 뺏고 싶은 생각이 들어 가지고,
“아! 그러라.”
고. 그래가지고 요거 고저 맞은편, 대감방 맞은편 방을 하나 줬어. 두 내우 거기서 살라고. 거기서 먹고 그러면서. 아 이저 그 김서방이란 사람이, 김서방인데, 이 사람이 영(헛기침) 어디 나가지도 않고 두 내우 꼭 붙어 앉아서, 방에 앉아서 먹고 낮잠만 자고 하니께,
“아, 이 사람아! 젊은 사람이 좀 댕겨 활동도 하고, 뭘 해서 돈도 벌고 그래야지. 방구석만 들어앉았나?”
고 그러니까.
“아휴, 뭘 하고 싶은데 돈 밑천이 있어야죠. 여기 물건을 갖다가 시골에다 팔고 시골 물건을 갖다가 여기다 팔며는 참 돈을 많이 벌 것 같은데 밑천이 있어야지요.”
“그래, 아 얼마나 하면 할텐데?”
“한 이천 냥 가져야 해요.”
그래 이천 냥을 주더랴.
“그래, 이걸 가지면 며칠이나 걸리겠나?”
그러니까.
“가봐야 알죠.”
“그건 그래.”
이걸 가지고 가더니만 사흘만에 왔어.
“아 어떻게 그리 일찍 왔나?”
그러니까.
“아, 재수가 드럽게 없어. 가다 저 불한당을 만났습니다. 돈을 다 도둑놈한테 강도한테 빼꼈습니다.”(웃음)
그러니까.
“그럼, 어떻게 할 작정이냐?”
“한 번 더 해 봐야죠. 뭐, 이걸 인저 장년들을 몇 사 가지고 와서 같이 가야죠.”
“또 그럼 이번에는 얼마나 드냐?”
“한 삼천 냥 들어요.”(웃음)
그래 또 주거든.
“가지고 가서 이번에는 또 며칠이나 되것냐?”
그러니께.
“한 열흘은 있어야 될 거예요.”
그래. ‘열흘 걸릴 거요.’ 인제 보낸 뒤 이놈의 영감탱이가, 심정승이 그 아내를 꼬이는 거여. 두 내우가 짰으니까 말이지. 서로 왕래를 하고 그러는데, 참 마당 빌어 봉달 빌어 밭까지 빌어서 방에 들어왔단 말이야. 들어와서 갖은 그냥 그 심정승이 여우를 떨고 그래 가지고서 인제 서로 둘이 눈이 맞았어. 그래 서로 자는데, 동침하게 됐는데 아 별안간 소리를 벽력같이 지르면서 그 사내가 들어오는 거야. 그래,
“문을 열으라.”
고. 그러니까 아 할 수 없이 이놈의 심정승은 그냥 옷거정 벗었네. 그래 어떻게 할 수 가 있어야지. 그 웃목에 빈 뒤주가 있어, 뒤주. 그 쌀 담는 그전에 뒤주라고. 아유 그래서,
“대감님! 절로 들어가 있으시오.”
“그래?”
빨개 벗고 저 뒤주 속으로 들어갔네. 그 자물쇠는 다 꽉 잠갔거든.(헛기침) 아 그래 이 영감탱이가 들어오더니만,
“아휴, 왜 이리 빨리 오셨느냐?”
고 그러니까.
“빨리가 다 뭔지. 이번에도 그냥 죽을 뻔 했어. 죄 강도나 불안당을 만나서 다 털렸어. 아, 재수 드럽게 없다. 저 놈의 뒤주가 재수가 없어서, 저 놈을 도끼로다 뒤주를 때려 부순다.”
고 그래. 그 영감이 거기에 들어가 있는데 그러고 나대거던. 그러니께 이 마누라가,
“아휴, 그 뒤주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아, 저 암만해도 저놈의 뒤주가 재수가 없는가 보다고. 아, 저놈의 뒤주 갖다 저 연못에다가 갖다 집어 넣야지 안 되겠어.”
그래. 밀방을 해서 그 뒤주를 짊어지고, 심정승은 그 안에 들었거든. 짊어지고 연못을 찾아가는 거야. 그냥 그 연못가에다 내려놓고서는,
“이놈의 뒤주 연못에다 풍덩 집어 넣야겠다.”
고. 그래 인제 심정승이 거기서 그 이야기를 죄 듣는 거야. 그러니,
“아, 여보게! 김 서방! 날세. 날세.”
그러거든. 그래 열어 보니까 심정승이 거기 있더래, 빨개 벗고.
“아휴, 대감 웬 일이시냐고. 얼른 가시자.”
고. 집으로 갔어. 집에 갔는데 그냥 감기가 들어 가지고 다 죽게 됐지 뭐야. 그래 그 이튿날 심정승이 어떻게 됐나 하고 새벽 일찍 가보니까는 아랫목에서 ‘벌벌벌’ 떨고 말이지.
그냥 그 이 김서방이 보더니 치가 떨려 베길 수가 있어? 그래 목침으로 냅다 그 앞가심을 말이지, 벗고 있는 걸 후려 갈겼어. 그러니까 늙은이가 힘이 있어? 늙은이가 그 비틀거리고 그냥 푹 꼬꾸라 지는데, 그래도 비명을 질르는데, 그라고 있는데 아들들이, 아들들이 다 벼슬을 하거든? 그래서 아들들이 삼 형제가 들어온단 말이여.
“환후가 웬 일이시냐?”
고. 그러니까 그냥 ‘벌벌벌벌’ 떨면서 목침을 휘두르면서 인제,
“여기 저놈이 목침을 들고서 때렸다.”
소리는, 말을 못하고 그러고 있어. 그러니까 그저 김서방이 하는 얘기가,
“아! 내 생전에 벼슬을 하나 못 해 줘서, 벼슬 있는 너희들이 목천군수래도 하나 시켜 주라고. 목침을, 그러면서 그러는 소리라.”
구. 그래서 그 아들들이 목천군수를 시켜줬잖아.(일동 웃음) 그래서 웬수 갚고 소원을 이뤘대.


4. 할아버지와 손자(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
 
 설계수(81, 남)/ 마평동T 1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제보자가 나서 이야기를 이었다. 이 노인정에 10명의 할아버지들이 있었는데, 세 분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이 화투를 치고 계셨고 분위기는 시끄러웠다. 조사자는 설계수 할아버지께 찾아온 목적을 재차 설명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하나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요즘 우리 것이 사라져 가는 이 시점에서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현대인들은 우리 것을 더 이상 찾을 것이 없다고 말하자,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녹음을 하지말고 괜찮으면 녹음하라고 말하지만 조사자들이 녹음을 바로 시작하였으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이루어졌다.

그 전에 손자하고 할아버지하고 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했는디. 손자가 할아버지보고,
“할아버지 좋은 얘기 좀 해 주쇼?”
허니께.
“그러면 너허고 나하고 얘기 경주를 하자.”
그러니께.
“좋다.”
고. 그러니께 할아버지는, 할아버지가 그것을 제일 질게 한 얘기를,
“누가 제일 얘기를 진(긴) 놈으로 하는가 내기를 하자.”
그런게 손자가,
“어유! 그러면 나는 질게 얘기를 모르는 디요?”
그러거든. 그런게,
“아, 그려. 내가 이기것다.”
고. 인저 할아버지가 얘기를, 인저 그전 호랭이 얘기를 혔어. 산중에서 홀어미가 에~, 산중 그 비탈 밭에 가서 서숙, 서숙이라고 있지? 서숙을 비어가지고 지게에서 짊어 가지구 요리 짊어 가지고 허니까, 아~ 뒤에서 뭐시 꽉 버티고 일어나들 못 혀.
앞에서 이렇게, 아 뭐시고 뭐 이려, 밑으로 지게를 들여다 본게 호랭이가 뒤에서 '꽝' 이렇게 두 발을 걸고 있다 그 말이여. 그러니께 그 할머니가, 그전에 여따 대님을 치고 대녔어, 여자들은 여다가. 대님을 딱 끌러 가지고는 딱 홀미쳐 갖고는 호랭이랑 눈을 딱 하고 있는데, 붕알이 달랑이달랑 하거든. 고놈을 지게 가지에 딱 대님을 쨈매고 호랭이 붕알을 딱 홀미쳐 놨어.(일동 웃음)
어, 그러고는 딱 일어나 부렸어. 그러고 홀어미가 일어나 버링께, 아! 호랭이가 사람을 쫄랑쫄랑 이 지게에 붕알이 딱 걸려버려 가지고 못 도망가, 못 쫓아 갔거든.(웃음) 그래 가지고 인자, 그 여자는 이냥 놀래 가지고 집으로 와 부렸는디, 나중에 와서 가서 본께,
“호랭이를 잡았다. 대님으로 호랭이를 잡았다.”
인자 그런 얘기를 헌께, 손자가~,
“이, 아, 그 그것이 그렇게 짧으꾸만 얼마나 질어요? 내가 그러면 진 얘기를 하나 할까요?” 헌께
“어, 해 봐라.”
하니. 이북에서 양식이 없어. 그러니 이 쥐들이 먹을 것이 없어. 사람 먹을 것도 없는디, 쥐들이 먹을 것이 있어? 없지. 그런게 쥐들이 전부 압록강을 건너서 만주 벌판으로 가기로 회의를 했어. 그래서,
“그러면 압록강을 어떻게 건널 것이야?”
하니까. 그 쥐가 나서가지고,
“전부 각자가 꼬리를 물고, 쫑~ 늘어 서서 건너가자.”
그냥 요랬지. 제일 우두머리가 앞에 서고, 이래 가지고 뒤에 꼬리를 연거 물어 가꾸 압록강을 건너 간디, 아니여도 이북에 있는 쥐가 전부 다 건너게 할라면 몇 날, 며칠을 건너갈 줄을 몰라.(웃음) 그 한 줄로 쭉 서서 건너 갈랑께 그런게 할아버지가
“내가 졌다.” (일동 웃음)


5. 꾀 많은 사람
 
 설계수(81, 남)/ 마평동T 1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순창 고추장이 얽힌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말씀하여 주었다. 그러면서 순창의 유래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한 다음에 조사자가 옛날에 불렀던 노래나 이야기가 없느냐고 묻자 ‘노래는 모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고 하면서 구술하기 시작하였다.

얘기가 하나 있는디, 그런 얘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나는 잘 모르지마는. 그런게 인자 배가 고픈게 한 사람이 꾀를 내 가지고는, ‘아, 어떻게 해서 이게 먹고 살아야 할 것이냐?’ 하고 하루는 빈 지게를 짊어지고 동네를 돌아 댕기면서, 인자 다른 동네 가서 글쎄 무엇이라고 이러냐면,
“논이나 밭 가운데 큰 독(돌)이 이런 놈이 있으며는 들어낼 사람은 말을 하시요. 그럼 내가 들어 내주요.”
그러더라구. 그러고 이러고 댕기요. 아이고, 밭 가운데 큰돌을 들어내 준다니께 이러니께 좋거든? 인제,
“그럼 오라고. 인제 오라.”
고. 우리 집이서 밥을 지어 주서 밥을 배부르게 먹고는,
“좌우가내 이 지게를 지고 인자 가 보자.”
고. 그러니께 인자 밭으로 가 보니께 큰 바우가 가운데 있단 말여? 긍게, [조사자 : 큰 바위가요?] 응.
“이걸 어떻게 짊어질 것이냐?”
근게,
“아! 내 지게 위에다 올려 주쇼. 그러면 지게에다 짊어지고 어디 갖다 내 불라요.(웃음) 지게에다만 짊어 주쇼. 그러면 내가 짊어다가 갖다 내불텡게.”
지게를 갖다 딱 대놓고 있어.


6. 피난가지 않은 효자
 
 설계수(81, 남)/ 마평동T 1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아기 낳을 때의 금기사항을 말한 다음에, 조사자가 효자 얘기를 하나 해달라고 요청하니 설계수 할아버지가 아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설계수 할아버지는 보청기를 끼었기 때문에 조사자가 묻는 걸 알아듣지 못 하였다.

이 효자 얘기. 우리 거시기 있는 데서 효자가 하나 있는디, 시방 그 사람이 뭐시냐 최씨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여. 임진왜란 때.
인자 그~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들어와 가지고 막 젊은 사람을 쫙 잡아가고 막 거시 할 땐디, 자기 아버지가 죽게 생겼어. 인자 죽게 생겨서, 인자 자기는 젊고 한 게 잽히게 생겼는디 도망가야 하것는디, 자기 아버지가 곧 죽을라고 하거덩? 긍게 도망갈 수가 없어, 자기 아버지를 내부리고. 그래서 기냥 가만히 앉어서 지네 아부지 옆에서 가서, 다른 사람들 동네 사람들은 다 도망가 버렸는디. 그래 인자 왜놈들이 와서 말여,
“아! 여기 젊은 놈 하나 있다.”
고. 잡아 갈라고 하거덩? 그래 이제 대장이,
“너 이놈! 다 도망갔는데 넌 안 가고 있냐?”
하니까.
“아유, 아부지가 금방 돌아가시게 생겨서, 내가 운명을 해야 생겨서 못 도망가고 있다.” 인게,
“아따 이놈! 참 특별한 놈이다. 냅 둬라.”
그래 기냥 갔다고 했어. 그래서 그 사람이 국가에서, 말하자면 이 논까지 타고 아 그랬다는 얘기가 있어.(웃음)


7. 허벅지 살을 베어준 열녀
 
 설계수(81, 남)/ 마평동T 1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조사자가 음담패설이라도 해 달라고 요청하자 앞의 이야기와 같은 인간의 윤리와 관련된 주제라서 생각이 났는지 구술하여 준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남편이 죽게 생겼는디, 자기 허벅다리 살을 베서 남자를 먹이면 살린다고 항께. 그걸 벼(베)서 먹인 그런 열녀도 있고, 그런 사람이 있기는 있어. 그런 얘기를 들었는디. 그건 자세히 잘 몰라.


8. 호랑이를 만난 사람
 
 조용구(78, 남)/ 마평동T 1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김은용, 김경화, 이민정 조사 (1995. 11. 4.)

노인정에 할아버지들이 다 돌아가신 후 한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바로 조영구 할아버지이다. 제보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충청도 공주에서 사시다가 고림동으로 이사오셨다고 한다. 앞니가 4개 밖에 없어 발음이 부정확하다. 그리고 좀 정신이 오락가락 하신 것 같다. 조사자가 충청도 공주에서 사셨으면 충청도 공주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를 하나 해 달라고 요청하니 고민하시다가 말씀을 꺼내신다.

호랑이 얘기를 하나 하라 해서 내 얘기하는데, 우리 어려서 내 당숙이 산, 산들이 험악해요. 가다가 호랭이를 만났어.
그래가지고 호랭이를 어떻게 만났냐면 인제 늦게 갔거든, 어디서. 근게 밤에 저 회산 넘어 가는데, 거기를 넘어 가는데 호랭이가 잡아 먹을려고 하는 걸, 상구 쌈질을 해 가지고서 저 이겨 나왔거든.
그런 얘기를 내 들었어. 뭐 다른 얘기는 뭐 없어. 하여간 이 내 당숙이 머리도 뽑히고 다 그랬었거든. 그러니까 그건만 알지 몰러.


9. 황진이 일화들

 박병근(78, 남)/ 두창리T 1뒤앞
 [터미널대합실] 박종수, 강현모, 임태현, 문선의 조사 (1995. 11. 20.)

두창리에서 조사를 마치고 용인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던 중, 중절모를 쓰시고 멋진 가죽잠바를 입으신 신식 할아버지를 만났다. 백암리에서 일을 보고 서울로 돌아가시는 길이라며,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하나 해 달라고 부탁드리니, ‘황진이’ 이야기를 해 주셨다. 자신은 한 달에 책을 10권 이상 읽는다며,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고 우리에게 강조하셨다.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갖고 말 중간에 우리에게 질문도 하시며, 지팡이로 바닥에 한자도 써 가시며 자신만만하게 구술하였다.

저, 숙명여대 김영숙(?)교수님께서 과거에 우리나라 중종 때, 이조 중종 때 황진이, 잘 알지요?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일도 창해하니 다시 오기 어려우리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하리
[조사자 : 와아!] 우리나라 3대 시조의 하나입니다. 정몽주 포은선생,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넋이라도 진토 되어 일편단심 변할쏘냐.

또 그런 시조가 있고. 성삼문 잘 알지요? 그 성삼문이가 사육신의 한 사람인데, 그 세조가 그 죽일 때 아깝단 말이야. 그래서,
“죽어서 무엇이 될 꺼냐?”
이리 물었어.

 이몸이 죽고 죽어서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 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하여 독야청청 하리라.

그 시조 알지요? 그 시조는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인데, 시조는 지금도 살아가 있어요. 살아 있고 그 황진이, 금방 청산리 벽게수야 그 시도 살아 있지요. 또 정몽주 선생은 그 방원한테 죽을 때, 선죽교 죽을 때 그 시도 다 살아있다는 말이야.
아 그런데, 그 우리나라 여걸 중에는 사임당, 이율곡 선생 모친 말이야. 사임당이 우리나라 건국, 개국 이후에는 제일 으뜸가는 그 여걸이거든. 그 신사임당이. 저 사직골에 가면은 정사 있거든. 그 아들 이율곡 선생하고 같이 있는 거라. 그래서 그 신사임당 실존 인물이고, 우리나라의 고대 소설이 심청전, 또 여게 그 춘향전, 이런 건 소설이란 말이야.
그런데, 숙명여대 김영숙 교수님이 황진이의 역사를 알아봐야 되겠다. 그 우리가 알기로는 ‘황진이, 그 여걸이 송도, 지금 개성의 송도의 황진사 딸이다.’ 이렇게만 역사에 나와 있어요. 그래서 그 마 김영숙 교수님이, 숙명여대 학생 가르치기 위해서 황진이의 역사를 한 번 고증하려고 자료를 수집해 봤더니, ‘선녀’라 선녀. 실존 인물이 아니고. [조사자 : 아, 선녀요?] 에, 선녀라 선녀. 실존인물이 아니고, 선녀라 하는 거는 말하자면 마, 천사도 되고, 실존인물이 아니라 이거다.
그래서 그 김영숙 여사가 그 황진이의 역사를 고증을 찾고자 무척 애를 썼어요. 여러 서(책을) 그 고증을 열, 열 개를 아무리 조사를 해 봐도, 난 출생한 날짜도 읎고, 연도도 읎고, 자기 아버지 어머니 이름도 안 나왔다는 기라. 그저 황진이, 개성의 황진이 하나만 딱. 그래서 인자 고증해 보니 참 황진이가 그야말로 그 여걸이요, 천하의 미인이란 말이야. 그래서 인자, 인자 김영숙 교수님이 실존인물인가 거기에 대해서 상당한 고증을 아무리 발굴해 봐도,
그 황진이가 그 당시의 화담선생 알지요? [조사자 : 잘 모르겠는데요?] 서경덕이. [조사자 : 아!] 그 분이 우리나라의 대철학자란 말입니다. 중종 때, 우리나라 이퇴계, 이율곡 참 허다한 선생이 많지마는, 제일 철학자로서는 서경덕이 화담이라.
그 인자 황진이가 서경덕이 화담하고 서로 연애를 했다는 게,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거든. 그러니 그 김영숙 교수님이 그거를 발굴해 조사를 해 보니까, 화담선생 서경덕의 책을 아무리 들쳐봐도 황진이하고 서로가 사랑한 그런 흔적이 없던 기라. 그리하여 황진이가 대충 난해하고, 서경덕이 나이가 한 사십 살 차이가 나오더래. 사십 살.
그래가지고 참 그 황진이가 너무나 인물이 잘 나와 놓으니, 그것이 참 소설에 야사에는 ‘황진사의 서출이다. 첩의 딸이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 그리 황진사가 인자 키울라카니, 서출의 딸이라고 장자로서는 항상 거절을 했는기라. 거 뭐꼬. 야사에는.

아, 그래 황진이가 나이가 크고 하니까는 옆집 총각이 짝사랑을 했는 기라. 그거는 알지요? 옆집 총각이. 하다가 인자 옆집 총각이 죽었어. 그래서 인자 죽었는데, 옆집 총각도 자기 집이 잘 살아요.
그리고 인자 말하자면 저 행상을 운반하는데, 그 행상이 황진이 문 앞을 지나가다가, 결국 상등(상여)이 거기서 발이 붙어 버렸어, 발이. 발이 안 떨어지는 기야. 그 원한이 맺혀 가지고. 그려 인저 앞장 선 사람이 발이 안 떨어지니, 그 띨라고 수십 차례 해요. 그래서 황진이의 속적삼, 안에 내복이죠. 그것을 벗어 가지고 행상에 거니까, 그때야 비로소 인자 땅에서 떨어지는 거야. 아, 인저 그런 일화가 있고.

그리, 황진이 어머니가 진가라, 진가. 진나라 진자. [조사자 : 성이 진씨요?] 응, 진가라. 진간데. 이 황진이 어머니가 열 여덟, 열 아홉 살 때, 그 개성에 병 병모교, 병묘교 밑에 빨래를 했어요, 빨래를. 옛날에.
하니까 길가는 나그네가 그 다리 밑을 내려다보니까, 부인들이 빨래를 하고 있던 기라. 그 중에 황진이 어머니가 이 나그네 눈에 들어갔는 기라. 그래가지고 인자 참 보니, 여자들이 빨래를 많이 하고 있으니까, 넘의 눈이 무서봐 가지고, 인자 다 가고 나서 이 황진이 엄마는 늦게까지 빨래를 하고 있어.
근데 이 길손이 다시 와 봤는 기라. 다 봐. 다시, 다시 와서 다 와보니 빨래를 하고 있단 말야. 그리갖고 내려갔어. 내려와 가지고 인자, “물을 좀 돌라”고 여쭙드라. 그래 바가지에 물을 딱 떠 줬는데, 그런게 물을 먹다 보니 이게 술이 되어 뿌린기라. 술이. [조사자 : 물이 술이요?] 물이 술이 돼. 그래가지고 인자 황진이 어머니한테,
“이 물 한 번 먹어 보라.”
말이야. 먹어보니 술이라. 이게 인자 술 이름이 합성주가 돼. 합성주. 합할 합자, 이룰 성자 합성주가 되는 기라. 그리서 인자 서로가 길손도 술을 먹으니 얼큰해 뿐고, 황진이 어머니도 몸이 얼근해진 뿐기라. 그 길로 서로 사랑을 했어. 그렇게 해서 인자 황진이를 낳았다. 음, 이래가지고 인자 진자가 항진이에 참할 진자가 붙어. 성은 황가고. 인자 참 진하고 붙어 황진이가 되었다. 인제 그런 야사가 있고.

아, 인자 황진이가 크고 보니 참 옆집 총각이 짝사랑하여 죽여 놓으니 인자 그것도 죄거든. 그 길로 인자, 참 ‘내가 말이지, 응 옆집 총각을 죽여 놓았기 때문에, 내 이미 속적삼을 벗어 주었기 때문에 내 이미 마음을 뺏꼇단 말이야. 그래가지고 인자 그 길로 기생으로 된 거야. 기상.
[조사자 : 그 일로?] 그 일로. 그래도 한 가지 사람을 죽였으니까. 그래가지고 기생에 되니까, 그 인물이 좋으니까 송도에 과거에 고도거든. 귀족들이 막 와 가지고, 황진사 딸이 술집에서 술이나 파니까, 니도 내도 막 술 먹으로 많이 왔는 기라. 오니까 아무도 황진이의 그 미모와 시와 시조와 모두 따라갈 사람이 없는 기라. 아무리 지가 글을 잘하고 시를 잘 지어도 황진이를 만나면 죽어 버리는 기라. 황진이를 따라갈 수가 없는 기라.
그래서 인자, 개경 중국까지도 알아 뿌린 기라. 중국까지도. 중국 사신도, 일단 중국에서 서울에 오며는 반드시 갈 땐, 개성을 갈 땐 들러 가니끼래. 개성의 황진이를 만나고 가는 기여. 만나 봐도 중국의 사신들이 황진이에게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단 말야. 그만큼 인품도 좋고 시조도 잘 부르고. 노래도 잘 부르고 팔방미인이다. 이렇게 센게. 그렇게 황진이와 대항할 그만큼 라이벌이 없는 기랴. 대항할 그만큼 개성에서 떠올랐는데.
그래가지고 인자 개성에 그, 그 스님이, 지족 스님이 알 지자 다리 족자 지족선사 있었어. 지족 스님이 그 개성 삼십 리 골짜기에 삼십 년 간 참 성불이 되겠다고 인자 도승이라, 도승. 참 그만큼 열심히 참 성불이 되겠다고 기도를 드렸는데, 그리 개성의 부자들이 전부 그때 제를 할 때 그 스님한테 제를 해. 창강에서 절을 오려(tape 앞면에 계속) 그래가지고 이 스님을 아무도 감히 그 접근을 못하는 기야. 배우도 못한 기라. 배우도 그만큼, 참 고승 스님이라. 그래 황진이가 그를 들었단 말야.
“그럼, 내가 가서 참 그 스님을 까봐야 되겠다.”
응 이래가지고 참 소복을 단장해 가지고 스님에게 갔단 말야. 가 가지고 아무리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도, 스님이 거들떠도 안 보는 기라. 거들떠봐도 파계승이 되는 기라. 그만큼 이제 이러구 되었드라.
그래서 아무리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도 그 지족스님 거들떠를 안 보니, 지족선사는 인자,
“마귀다 말이다. 마귀가 나를 현혹시키니까.”
나는 인자 그저는 경을 자꾸 읽는 기라. 경을 읽으면 마귀가 떠나가거든. 아무리 읽어도 이 마귀가 안 떠나가는 기라. 안 떠나가는 황진이도 지족 선사가 거들떠보지를 안 한다 이거라.
그래, 그래가지고 마침 황진이가, 비가 왔어. 비가 오니 밲에 나가서 비를 흠뻑 맞았어. 비를. 돌아 봤다 말이여. 돌아보니 그야말로 선녀 같은 말이여, 그 미인이. 그 여자가 소복에(이하는 기록) 비를 흠뻑 맞아서 옷이 몸에 딱 붙으니까, 인저 그 지족 선사가 혹 반한 거야. 그래서 인저, 둘이 또 같이 지냈지.


10. 호랑이 등을 탄 효부

원윤동(81, 남) /고림동T 4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6. 6. 1.)

조사자들은 고림동에서 조사를 끝난 뒤 용인시내로 나왔다. 그런데 시간이 남아서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마평동 노인정에서 찾아가서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여러 할아버지들이 즐겁게 맞이하여 주었다. 그 중에서 제보자께서 이야기판을 열어 주었다. 이 이야기는 옛날에 라디오에서 들었다고 한다.

저기 그전에 이 안성에 큰 부자가 하나 살았대. 사는데 이이가 부자라 인저 저 아래다가서 논밭 전지를 많이 해 놨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이 이것 나이는 먹어가고,
“가서 전지나 한 번 둘러보고 온다.”
고. 간 거여 인저. 거 가서 이루 저루 죄 둘러보는데, 거 아마 여름철이었던 모냥이지. 어느 그 정자나무 큰 남구가 하나 있는데, 거 가설람은 쉬어 있으니께, 쉬었는데 나이 그저 불과 얼마 안 먹은 남자아이가 낭구를 해서 짊어지고 꺼불꺼불 허구 오거던. 거 보니께, 아니 애가 마음에 든다 말이지.
“얘! 너 어디 사니?”
그렁께.
“아무데 산다.”
“그래, 너의 집에 인제 갈 수 있느냐?”
고. 아 그래 쫓아왔단 말이여, 인자 그 애를. 거 가니께 아주 집이 이냥 남루한 게 쪼끄만 게딱지같은 집인데, 간신히 기어들고 기어나는 집인데, 가서 지 어머니를 찾으래는 거여. 그러니 찾으니께, 나오니께 인저 걔가,
“이 양반이 우리 집에 가 보자고 그래설람은 모시고 왔다.”
고. 그러니께,
“아, 그러냐고. 그래 들어 오라.”
고. 그래서 쫓어 들어가 보니께, 거 쪼끄만 방에 에 자리 깔은 것이 몇 입인지 모르겄더래. 조각조각 주서다가 깔아서. 사는 게 뭐뭐 형편 읎지. 그래, [청중 : 자리 그렇게 많으면 부자지.](일동 웃음) 그래 가만히 생각을 하니께, 이 놈이 꼭 자기 생각에는 이 다음에 괜찮을 거 같거든. 그러니께 에이 그 아이 어머니 보고,
“애를 내가 데리고 갔다가 올텐데, 잠 승락해 달라.”
고. 그래 이 놈을 데리고서 집이를, 이 안성으로 온 거여. 이 안성 사람이. 와설람은 식구들 좀 뵈고 그래고선 이놈을 보내고선, 자기 딸이 아마 시집보낼 게 있던 모넁이지. 그래 그 걔를 찍고서 글루다가 시집을 보내기로 핸 거여. 그래 이제 그렇게 해 가지구, 그서 날짜 잡아 가지구선은 글루 보내놓고서는, 그래도 좀 이놈의 늙은이가 좀 슬슬 가봐서 먹을게 읎고 이러믄은, 그 먹을 거래도 좀 대주고 이랬시면 괜찮은데, 통 안 가본 거여, 아주.
보내놓고 그만이여. 그냥 아마 이삼 년이 됐든지 뭐. 아 그 간구하게 살다가 아 이놈이 복이 읎어 그런지 병이 들어 가지구 죽었네 그랴. 죽으니께 그 시어머니허고 인저 며느리허고 둘이서 그냥, 그 먹을 것도 읎을 테지 뭐. 아 사는데, 인제 그 새 중간에 이 영감이 마음이 뭘 걸렸던지, 자기네 부리는 사람들을,
“그 아무데, 아무데 가면은 거기 있지. 가설람은 한 번 보고 오라.”
구. 아 가서 보고 오더니 죽었데내, 신랑이.(웃음) 아 그러니께 거 어떻해. 그 천상 데려 와야지 어뜩 해요?
“가 데려 오라.”
고. 인저 사람들을 보냈던지 가마를 보냈던지 보냈는데, 가서,
“가자.”
고. 허니께 얘가, 그 며느리 그러니께 이 집 딸이, 딸이,
“아, 어머니 노인네를 혼자 두고 나 혼자 갈 수 있느냐고. 나 안 간다.”
고. 그러니께, 그 시어머니가 하는 얘기가,
“다 저것을 그렇게 다 이렇게 보냈는데, 안 가면 안 된다고. 가라고. 만약에 니가 안 간다면, 내가 마음이 불편해니께 갔다 오라.”
구. 아 시어머니가 하도 그러니께, 할 수 없이 가마에 올라탔단 말여. 그래 그때 어떻게 된거이 허니, 그 집에서 멕이는 강아지 한 마리 하나 있었어요. 중강아지 됐던 모냉이래지, 이만한 게. 근데 요 강아지가 가마를 따라서 온 거여, 이 안성까지. [청중 : 그 며느리를 쫓아왔구나, 그러믄.] 야. 이 놈이 졸랑졸랑 쫓아온 것이 안성까지 온 거여. 그래 인저 여기 와설람은, 아마 을마를 있었던지, 뭐 한 달을 있었던지 을마를 있는 건 몰라도 있다가 가만히 보니께, 하루는 저 쑥덕쑥덕 하는게 현찮거든. 그 딸이 보니께. 그래더니,
“내일은 딴 데로 후가를 시킨다.”
이거여. 그래 후가를 시키니께,
“에이, 이거 안 되겠구나!”
이 딸이 그냥 자기 시어머니한테로다가 그냥 덮어놓고 나선 거여. 걸어 그냥 걸어서 간다구. 얼마를 걸어 왔는데, 자기가 데리고 온 강아지가 있으니께, 요놈게 질을 다 알거든. 그 강아지가 쫄랑쫄랑 같이 따라간 거여 인저. 저 얼마를 갔던지 갔는데, 한 군데를 가니께 아 큰 호랑이가, 떡 송아지 같은 놈의 호랑이가 앞을 딱 가로 막었거든. [청중 : 응. 길을?] 응. 그런데 인제 잡아 먹을라고 대들지도 않고, 인저 벼랑간 오지도 않고. 그냥 오는 줄 모르게 슬슬 오는 건데, 그 샥시는 내뺄 수도 읎지 뭐.
아 근데 그 샥시허구 맞닿다 이거여. 그런데 가만히 보니께, 찌갓 올러 타래는 거 같거든. 그래 인제, [청중 : 아하, 호랭이 등허리에?] 예. 호랭이 등허리에 올래 탔데는 거여. 근데 이게 그 호랭이가 가니께 좀 잘 가. 그냥 거 그냥 뭐 인저 또 개도 가구. 그래 인저 가 가지구서 인저, 시집엘 가 가지구서 지내는데, [청중 : 시집이 어디유?] 그런데 충청도 저 아래 되지 뭐.
근데 어떻게 된 거니 호랭이가 가지를 않구 말여, 낮에는 집이 집에서 자구. [청중 : 집에 자구?] 예. 밤이면 나가서 사냥을 해오는 거여. 인저 토끼도 잡고, 뭐 뭐, 뭐 짐승, 산짐승 닿는대로다가 먹을만큼 이놈이 잡아와설람은 그걸루다가, 아 그러니까 개까지 네 식구란 말여. [청중 : 그런데 개를 그냥 뒀으니, 호랭이가?] 아 그러니께 그게 벌써 될라고 그러는 거지요.
그래 인저 아 하루는 나가더니, 나갔는데 안 들어오거든. 들어올 적에 때가 넘었는데대, 근데 강아지 혼저 왔더래는 거여. 인시를 조로록 허니. 그래더니 와서 그냥 치마꼬리를 잡아 댕기구 뭐 ‘가자’구 끌더래요, 개가. [청중 : 호랭이가?] 개가. [청중 : 개가요.(웃음)] 거 부지런히 쫓아가 보니께, 개를 쫓어 가다 보니께, 어떤 사람이 상아를 놨는데 호랑이가 발을 거기다 치었단 말여. 그러니께 인자, [청중 : 호랭이가?] 예.
그러니께 인저 그 집이서는, 그 동네서는 그 인저 때려 잡을려고, 인저 동네 사람이 죄 모여 가지고서는 뺑둘러 가지곤 야단이 났는데, 아 이 여자가 보니께 자기네 집 호랭이거든. 에이 이것, [청중 : 뭘보고 그래요?] 예,
“잡는다.”
고 그러니께.
“잡지 말라고. 그건 우리 호랭이라.”
고. 인자 그러고선, 그 여러 사람을 파헤치고선,
“우리 호랭이라.”
고. 그러고선 들어가 서니께, “아, 별 미친 놈의(웃음) 여자 다 봤다고. 그래 호랭이가 자기 호랭이가 어딨냐?”
고. 아 그래고선 여기 젊은 사람들이 곧이도 안 듣고서 그냥,
“어이 때려잡자.”
고 야단이거든. 그래 그때나 지금이나 아마 지긋한 노인네들이 그 가만히 생각해니까 그 이상해거든.
“그러믄 주인네며는 그 들어가도 괜찮을 거 아니냐? 그냥, 그냥 두라고. 주인네며는 괜찮을 테니까, 주인네가 가서 꺼내 봐라 이거여. 그래 주인네가 들어가니께 끄내면, 끄내면 자기 것이 틀림 읎으니께 놔줘라, 아 여자를.”
어른들이 시키니께, 시키는대로 했단 말이여. 그래가지고,
“그럼 사람, 호랭이한테 가서로 끄내 오라.”
고. 아 가서 끄내니까 뭐, 개보다 순하게 그냥 반가워 허구, 호랭이가 그러니께 뭐, 이걸 꺼냈다는 거여.
“에이 그냥 두라고. 가, 인자 그 가게 그냥 두라.”
구. 그래 호랭이를 구해 가지고 왔대는 거여. 그래 와 가지고서는 인저 집이 와서 있는데, 그 뭐 그냥 그 놈이 인저 쏘대니며 그렇게 해서 네 식구, 개하구 네 식구가 또 살고 있는 거지 뭐, 그게. 그래 그렇게 사는데, 그, 그 소문이 아무튼지 뭐 그 근방이 영에 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 벌려 나간 것이, 거시기 해 가지구 야중에 그 여자를 참 효부루다가 거시기 해 가지구, 그 잘 살구 끝났다믄요, 그게.


11.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조완산(?, 남) /고림동T 4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6. 6. 1.)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잠시 쉬고 있는 동안에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유도하였을 때, 옆에서 듣고 있던 제보자가 나서 구술하여 주었다.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제보자가 설명하면서 구술하여 주었다.

그랬거든. 자기 꽂감이라고 하니까, 이놈이 그냥 둑 그치더래요. 꽂감 나온다고 그러나. 요 왜 이래.(소란스러움으로 잠시 중단.) 그 얘기가 뭐냐면 인제 할아버지보고 옛날 얘기 해 달라. 옛날 얘기란데 헐게 읎잖여. 그러니까 옛날에는 호랑이보다 꽂감이 무섭다고 그러는데,
“할아버지! 왜 호랑이보다 꽂감이 무섭냐? 그 설명을 해 달라.”
그러니께 얘기 허는 거라구. 그래 할아버지가,
“아, 너 낮에 고자 소리를 들은 몬양인데,”
사실은 호랑이보다 꽂감이 무서울 리가 읎지만은, 그냥 호랑이가 이런 밤에 밖앗에 와서 듣고 있다고. 그런데 애가 막 울고 있었어. 막,
“엉엉!”
울고 있는데,
“야!”
즤 어마가,
“호랑이 온다.”
그래도 막 우는 거야. 엥. 그럴 적에,
“아이 여기, 아니 야! 너 꽂감 온다.”
그러니까. 그냥 그 호랑이 올 때하고, 온다고 할 때는 울지 않은 놈(그치지 않은 놈의 잘못)이, ‘꽂감이 온다’고 허니까, 그냥 뜩 그치더라 이거여. 그래 개 생각에는, 개 생각에는 인저, 그 어린애 생각에는 꽂감이 인제 먹고 허는 거니까 좋아서 그런지 몰라지만두.
개, 그냥 호랑이는 자기보다, 자기는 이 사회에서 호랭이 제일 무서운 것으로 알았는데, 아이 호랭이 뭐 왔다고 해두 울지 않던 놈이, 꽂감이 온 데니까 뚝 그쳐요. 뚝 그치더라 이거여. 엉 그러니까 호랑이 그래서,
“아이 이제 꽂감이 무섭구나!”
호랭이가 도망갔다 이거여. 그래서 이제 호랭이보다 꽂감같이. 그런데 그게 그런 얘기예요.


12. 생거진천 사거용인

원윤동(81, 남) /고림동T 4뒤
[노인정] 박종수, 강현모,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6. 6. 1.)

앞의 이야기를 마치자 옆에 기다리고 있는 제보자가 나서 이야기를 시작하여 주었다. 이 이야기는 다른 할아버지가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 용인이, 용인이래는 데가 산골이야. 저 이, 이 여기가, 이 용인에 아주 산골이라. 저거 화전이나 타서 먹고 이러는 사람이 있었단 말여.
거 아마 하두 어려우니께, 그 큰 산 밑에서 나온 밭을 해 먹는데, 그게 그 바로 귀알 밑에 밭이었던 모양이지. 그러고서 인저 남편이 가서 일을 해니께, 가서 밥을 점심을 해 가지고 나가서, 인제 남편허구 이제 앉어설랑은 밥을 먹게 됐는데, 해필 그 낭떠러지에서 먹던, 먹었던 모양이여. 그래 밥을 먹구 앉었는데, 별안간 그냥 그 낭떠러지에서 큰 돌이 냅다 굴러 가지구서는, 그 남편이 그냥 그 돌에 치어서 죽었어.
그런데 그 당시에 어떻게 됐냐 하면, 저 진천 사람 하나가 병이 들어 가지구서는 다 죽게 됐는데, 염라대왕께서 보니께 이 돌에 치어 죽은 사람은 죽을 나이가 아니거든. 아니니께 가만히 보니께 딴 사람은, 저 진천 사람이 다 죽게 됐는데, 거기다가 용인 사람을, 혼을 갖다가 접을 붙여 주면 되겄응께, 염라대왕이다가서 용인 사람을, 혼을 갖다 죽은 것을, 혼을 진천 사람한테다 집어넣은 거여, 죽은 사람. [조사자 : 바뀌어진 거예요?] 그렇지.
“용인 사람은 치어서 죽었으니께 이미 살릴 수가 읎구. 진천 사람은 숨만 떨어지는 거니께, 혼만 집어넣으면 사니께 그렇게 하야 겄다.”
그래가지구 골로다가 진천으로 갖다가 접을 붙혀 준거여. 근데 진천 사람이 살아 가지구선은, 그 미친 사람이여. 식구도 몰러 보고. [조사자 : 바뀌었으니까요?] 응. 딴 사람, 그 단, 딴 소리를 해구. 집안 식구들이 얘기를 해구, 자기 식구 아닌 것마냥 딴 소리를 해구 지껄이고 있단 말여.
그렇게 지내기를 아마 꽤 오래 지냈던 모양이여. 그러니까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식구들이, 그 용인, 용인 얘기를 뒀다 해구, 딴 소리를 해는 거 보니까 이상하거든. 그러니께 진천에서 아마 용인으로다가 말하자면 사람을 보내 가지고선,
“실지 그런 일이 있나, 그런 사람이 있나 읎나가 아무데 가서 물어 봐라.”
그래 사람을 보낸 거여. 거 와 보니께 역시 그 죽은 사람의 부인은 살었지, 뭐. 와 물어 보니께, 아무 날 아무 때에 거기서 일해다가 자기 남편이 치어 죽었대는 거여. 그 돌, 돌에. [청중 : 그 이름이 뭐여?] 응. 그래서,
“그러냐?”
고. 그래 인저 간 거여. 가서,
“그렇다.”
고. 그래서 인저 그 집이서 어떻게 했는고 하니, 원 죽은 사람의 부인, 용인 부인을 진천으로 데리고 갔데는 거여. 데리고 와서 거시기 하니까, 아 그게 분명하거든. 아 이게 용인 사람의 인제 혼이 거기 가서 살아서, 아이고 두 부인을 다 데리고 살게 맨들어 졌데는 거여.
그래 그 얘기가 왜 그렇게 된고 허니. 그러니까 용인 사람이 죽어 가지구, 혼은 거기가 살구. 이래서 살아서는 진천이구, 죽어서는 용인이래요. 그래 그 얘기가 아마 전국에 다 있을 거여, 그거. 그 간단한 얘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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