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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
용인시내- 운학동
 

  1) 마을개관---------------------------------------301
  2) 설화-------------------------------------------302
  (1) 유씨 (51,여) 사과에서 태어난 아기-------------302
(2) 유씨 (51,여) 수수대가 빨간 이유(1)--------------303 
(3) 양남석 (70,남) 효자 홍기섭과 호랑이-------------304
(4) 양남석 (70,남) 별학동의 유래--------------------306
(5) 박인재 (76,여) 수수대가 빨간 이유(2)------------307
(6) 박상문 (60,남) 범안골의 유래--------------------309
(7) 박상문 (60,남) 홍애비골과 와우정사--------------310
  (1)홍애비골---------------------------------------310
  (2) 와우정사--------------------------------------310
 
(8) 박상목 (72,남) 호랑이 고개----------------------311
(9) 이금실 (70,여) 마인 (병든 남편 버린 악처)-------312
(10)김석중 (79,남) 장사와 은혜갚은 호랑이-----------316 
(11)김석중 (79,남) 도깨비 불------------------------320
(12)김석중 (79,남) 도깨비 쫓는 방법 (벚나무 가지)---322
(13)김석중 (79,남) 중국으로 간 사신-----------------324

운학동
가. 마을개관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김정희, 박선현 조사 1995. 11. 4.
 
운학동은 용인터미널에서 원삼면으로 가는 도로변에 개울과 도로를 경계로 나누어, 호리 북쪽에 있는 마을이다. 용인에서 동남쪽으로 5-6km 정도 떨어져 있고 마평동과 인접하여 있으나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교통이 불편한 마을이다. 이 곳은 양지군 주서면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시에 어득운동, 학동과 용인군 수여면의 삼삼리, 호동 일부를 합쳐 어득운과 학동에서 한 자씩을 따서 운학리라 칭하고 용인면에 편입하였다.
운학동을 이루고 있는 자연 마을로, 우선 어득리는 형제봉의 형상이 용과 비슷한데, 물고기가 천년을 묵어야 용이 되고, 용은 구름을 얻어야 승천하기 때문에 어득운리라 칭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지형이 골짜기가 깊고 해가 늦게 떠서 빨리 지므로 어둡다고 하여 어둔이라고 한 것을 한자로 표기하면 어득운(魚得雲), 어득리(魚得里) 어둔(魚屯)으로 기록된 것 같다. 이 어득리는 안어둔(내어둔)과 바깥어둔(외어둔)으로 구분한다. 학촌은 마을 뒷산이 학의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장재미는 옛날 부자가 살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학촌과 장재미를 합쳐진 마을을 별학이라고 부르는데, 별학은 학촌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붙여진 것 같다. 삼삼은 마을에 찬 샘이 있어 참샘곡이라고 했고 이의 뜻을 취해 진천(眞泉)곡이라고 표기하였다. 찬삼에서 참샘으로 변하고 다시 삼삼(三三)으로 변한 것을 쓰고 있다. 묵동은 원삼과 용인을 잇는 큰길가에 위치하고 있어 행인이 술이나 음식을 먹고 쉬어가던 곳이라 먹거리라 하였다. 그런데 먹거리의 먹(食)을 먹(墨)으로 잘못 생각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운학동은 운학 1리, 2리, 3리가 있는데, 집들이 너무 띄엄띄엄 있었다. 전형적인 농촌으로, 추수기간이라 농사일로 사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여느 시골마을과 같이 청․중년층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고, 자식들이 모두 도시로 나가 혼자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마을은 의외로 도시에서 퇴직하고 내려온 노인들이 많았다.
마을의 신앙은 천주교를 믿는 신자가 많았다. 조사자들이 나갔을 때 호동에 여호와의 증인 회관이 있는데, 여기서 전도하러 나온 사람인 줄 알고 꺼려하였다. 그밖에 운학 2리에 기도원이 하나 있고, 운학 3리에 절이 둘이 있었다. 학교는 운학 2리에 운학초등학교가 있었다. 조사자들은 마을이 커서 설화가 많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갑자기 조사를 나왔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타지에서 온 사람들로 인해 현지에서 순수하게 구전되는 설화를 거의 채록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러나 풋풋한 시골 인심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반겨주는 끈끈함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하였다.


나. 설 화

1. 사과에서 태어난 아기

유씨(51, 여) /운학동T 1앞
[1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운학 1리의 동네를 전부 돌아봐도 이야기해 줄 사람을 찾지 못하고, 마지막 집이라고 생각하고 찾은 곳이다. 추수철이라 마을에는 굵은 자물쇠가 걸려진 대문뿐이었는데, 마침 밖에서 들어오면서 조사자에게 말을 걸어 와서,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이야기를 곧바로 시작하여 주었다.

자식이 없으니까, 자식이 없으니깐 이제 할아버지가 산에 나무를 하러 가시는데, 그 하여튼 산에를 가시는데, 냇가가 있으니까 그 냇가에 깨끗한 물과 사과가 이쁘게 내려 오드래는 거지. 응? 내려와서 너무 자식이 그립쟎아.
이제 자식이 없으니까, 그 사과를 그냥 아주 그냥 할아버지가 정말 건져 가지고 이렇게 응. 집으로 갖고 오셨는데, 얘기를 난 그냥 우리 시어머니한테 들은 거니까.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고 인제 두 분이 이렇게 짤르시는 데, 예쁜 애기가 나왔다는 거야, 응. 그런 걸 해 주시는 거를 내가 들었거든.
그래 가지고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걸, 이냥 짤르니까 그 애기가 나와서, 그걸은 그것 자식이 읎고, 손자도 읎고 하니까 길렀다고. 그런 얘기 대충 들었거든. 생각은 그것 밖에 생각이 안 나네.
그래서 그거를 나이 잡순 분이 길르느라고 고생고생 많이 했다. 인제 으른들이 얘기를 하시는 걸 듣고 했다는 거지. 아 뭐 젊은 학생들이 처음일 껄 뭐. [조사자 : 맞어.] 처음이지, 뭐.


2. 수수대가 빨간 이유(1)

유씨(51, 여) /운학동T 1앞
[1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야기 도중에 생각이 났는지 계속 구술하여 주었다. 이 이야기는 시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라 하셨다.

뭐, 이런 시골에 수수를, 수수깡이 이렇게 세워, 이렇게 수수를 심었는데 그 수수깡이 왜 뻘겋뻘겋 하쟎아. 학생들도 다 봤을 거야, 수수깡.
지금들 심지도 않으니까, 수수깡이 왜 뻘겋뻘겋 해니? 그러면, 그 여우가 이제 그 남매를 잡으로 올라가다가 헌 새끼를 내려보내 줘 가지고, 헌 새끼, 여우가 떨어져서, 떨어지는 바람에 그 피가 묻어서 수수깡에 뻘것뻘것한 게 묻었다 그 얘기지 뭐. 그게 또 맞는 얘기지 뭐여. 게 들었지, 뭘 책을 본다든가 뭐 그런 걸 본대든가 나 한디 많이 못 봤어. 이렇게 젊어두.
[조사자 : 그냥 그런 얘기가 좋죠.] 그렇지. 그게 순수해기는 해지. 그 뭐 호랭이, 뭐야 두 남녀를 두고서는 뭐 떡장사, 호랭이 할머니, 떡장사 이렇게 딸네 집에 가다가 호랭이를 만나 가지고 그 떡을 다 뺏기고, 자기 몸도 다 빼앗기고 그래가지고, 나중에 그거를 호랭이가 혼신을 해서 그냥, 자기 엄마 옷을 다 입고 이렇게 해 가지고, 애들한테 문을 두들기고 그런 식으로, 그거 그런 거밖에 잘 모른거든.(웃음)


3. 효자 홍기섭과 호랑이

양남석(70, 남) /운학동T 1앞
[1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노인정에 들러 동네 아주머니들의 추천을 받고 만난 할아버지이다. 돌담을 돌아서는데 콩을 추수하는 중에 휴식을 취하면 할아버지들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그래서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제보자가 생각이 났는지 선뜻 나서 구술하여 주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나오지만, 암탉 한 마리가 그 주위를 서성이며 콩 속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고 있었다.

명심보감의 한 구절에 나오는 얘긴데,(할아버지의 옷깃에 마이크를 꽂아 드렸더니 더 크게 말씀을 하심.) 명심보감의 한 구절에 나오는 얘긴데, 그 뭐, 그걸(마이크) 뭐 이걸 이렇게 하고 하라고? [조사자 : 이거 마이크거든요.]
어 홍기섭이라는 분이, 그 일찍이 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서 어머님만 모시고서는 이렇게 살아 나오는데, 그 어 어머니가 득병을 해 가지고 병을 얻으셨단 말이여. 그래 게 어머님이 그러니께 오뉴월에 무슨 감이 있어. [조사자 : (맞장구를 치며)맞아요.] 그래 감을 잡수시고자, 인저 홍시를 잡숩고자 싶어서 인저 그 홍시를 얘기를 하니께는, 그 아들이,
“제가 그럼 홍시를 구해러 나시겠다.”
고. 그리고 나신 거여. 게 나와서 문 바깥을 나오니께는, 큰 범(호랑이)이 에- 마당 가운데 가서랑은 앉어 있드래요. [조사자 : 붐이요?] 범. 범. 범. 범. 호랭이. [조사자 : 아, 호랑이요!] 응. 그래서 피해서랑은 바깥을 나갈려고 한즉 나가질 못 하게 막드래. 그래서,
“아이 날, 나는 갈 길이 바쁜데 너 왜 이렇게 막노?”
그러니께는. 또 가서랑은, 또 앞에 가서랑은 엎드리고, 엎드리고 그러더래. 그래서 그 ‘범을 나보고 타래는 건가 부다’ 하고서는 이 눔이 범을 탔대요. 범을 탄즉, 범이 그 깊은 산중이로 산중이로 막 달리더랴.
그래 달려서 인제 간 즉, 어느 큰 그 대문이, 우렁한 그 대문이 달린 집이로다 가서 앞에 가서 이 눔이 엎드리더려. 그래서 내려서나 내린 즉, 내려서 그 대문, 그전에는 에 ‘여보쇼!’ 그리고, 지금은 ‘여보쇼! 주인, 주인 있습니까?’ 그러지마는. 그전에는 그렇지 않고서랑은, ‘이리 오너라’ 그래고서 부른 것이가, 그때 그 주인 부르는 인사였다고. 그래, 어 불른 즉 안에서랑은 점잖은 양반이 한 분 나오시더니 방이로다시,
“어여, 들어가시자.”
고. 모시더래요. 그래 인제 모셔서 방으로 들어간 즉, 그날 저녁이 애 친기라, 친기. 친기가 뭘 가지고 친기라 하는지 알어? [박승제 : 부모의 제삿날.] 부모의 제삿날. 아버지나 어머니의 친기. [박승제 : (닭이 쥐 잡는 모습을 보고) 쥐를 잡았네.] 그래 인제 친기에, 어 야 친기에, 제사에,
“오늘 제삿날이오니, 에 제가 잠깐 들어가서 제사를 지내고 나오겠다.”
고. 그러고서 들어갔다 이 말씀이여, 주인이. 그 후에 어 쪼금 있은 즉, 그 제사를 지내고서 제삿상에 에 홍시가 놓였드래, 감이. 그래서 주인 보고서랑은,
“어 참, 이 홍시가 어찌해서 이 홍시가 있습니까?”
그라고서, 인저 주인 보고서 물은 즉, 주인이 하는 말이 에,
“아버님이 항시 감을 즐기셔서, 그 감을 간수할 곳이 없어서 항상 짚동에다가서, 짚에다가서 이 감을 한 접을 묶어서 넣어 두며는 항상 셋 아니면 넷 밲에 안 살더니, 금년에는 일곱 개가 살았습니다. 그래서 올해 네 개를 썼노라.”
고 말이지. 그러고 하니께는 그때서야 무릎을 탁 치면서 범, 범이, 에 신령이 나를 인도했다고 말이지. 그래,
“내가 여기, 제가 여기 온 원인은 어머님이 이렇게 환 중에서 고상을 하셔서, 어 어머님을 ‘감을 잡숫고 싶으시다’고 해서랑은 감을 구해러 여길 나신 길인데, 범이 앞을 막아서 여기다가서랑은 모셔다가 주어, 저를 데려다 주어서 에 선생님 댁에 와게 되었습니다.”
그라고서 핸 즉, 그 주인이 참 그 깜짝 놀랠 수밲에 더 있어.
“그러시냐고? 거 참 금년도에는 뜻밖에 예년에는 세 개밖에 안 살더니, 세, 금년도에는 일곱 개가 살았습니다. 그래 네 개를 쓰고서 세 개를 냄겨 놨으니, 세 개는 그럼 어 효자님이 갖다고 어머님을 봉양하시라.”
고. 그러고서 그거를 싸서 주더란다. 그래 그 감을 가주고 어 문 밖에를 나온 즉, 또 범이 그 대문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타라고 엎드리더래. 그 붐을 탄 즉, 그 야밤에 거기 제사지내는 걸 보고도 집이를 와서 어머니를 봉양했다 이런 그 사례 얘기가 있어요.
그게, 그게 명심보감에 한 구절에 있는 얘기야.


4. 별학동의 유래

양남석(70, 남) /운학동T 1앞
[1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야기를 하다가는 일을 못 한다고 하여 조사자들이 도와준다고 하고, 옆에 있던 박승제 할아버지도 더 해 주라고 하자 생각이 났는지 이곳의 지명에 대해 구술하여 주었다.

여기 이짝이 다를 별자, 엉 학 학자, 잉 여기 왜 우리 부락이 다를 별자, 학 학자를 써서 이름을 졌었느냐? 그 뜻을 내가 얘기할께요.
에 저기, 저기는 저것인가?(북서쪽을 가리키며) 애, 저게 깊은 꼴이, 저작이가 저것인가, 범, 범혈이라는 거야, 저게. 그런데 그래서 이 골자구니를, 이 골자구니를, 이 골자구니를 범안굴이라고 불렀던 거야. 그런데, 여기 이 우리 부락에 이 별학이라고 진 것이, 다를 별자리라는 것인가. 나를 별자리라고도 그러는 것이여, 응. 별자가.
그래 학이 이 저기 저 내룡하고 이 내룡하고, 이것이 학 날개가 이렇게 하고 있는 형상이라고. 응.(학이 날개를 등에 붙이고 있는 모습을 흉내냄.) 그리고 요 밑, 요기 요 요기 쪼금 내려온 것이 속 안에 내룡이 있지. 고것이 학에 주둥택이라고 그래는 거야. 그래서 이 부락을 갖다가 예전부터 여기를 ‘학촌이다’ 그러고서는 이름이 지어진 거야.
운학리 학촌이야. [조사자 : 운학리 학촌이예요, 여기가?] 응. 여기가 학촌이야. 그래서 학촌이라고 지었다 이런 얘기가 있다. [박승제 : 그래서 별학동이야. 별학동.] 응. 간단한 얘기, 그것 뿐이야.


5. 수수대가 빨간 이유(2)

박인재(76, 여) /운학동T 1앞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할아버지들의 조사를 마치고 자리를 옮겼다. 제보자는 마당에서 콩을 고르고 계셨는데, 얘기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방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하셨다. 방안에는 부업거리로 쇼핑백에 끈을 끼우는 일을 하고 계셔서 이야기를 들으며 일도 도와 드리고, 점심까지 얻어먹었다.

한 사람이 사는데, 이제 그 어머니가 떡을 이렇게 인자, 이고서 이렇게 고개를 넘어오는데 호    랭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래서 이제 떡 하나를 주었댜. 그래 인쟈 또 한 고개를 넘었는데, 또 떡,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래서 인자 떡을 인저 고개마다 오다가 그냥 떡 한 함지를 그냥 다 뺐겼댜. 그래 가지고서는 떡을 뺏어 먹고는, 호랭이가 그 어머니를 잡어 먹었어. 어머니를 잡어먹고 가지고는 그 호랭이가 애들 남매만 인자 집에 데리고 자는데 와 가지고선,
“문을 열어 달라.”
고 그러니깐. 그 애들이,
“목소리가 우리 엄마 목소리가 아닌 것 같으구. 응. 그럼 손을 좀 이렇게 문틈으로 들, 들여보내라.”
고 하니까. 호랭이가 손을 이렇게 들여보내니까, 털이 이제 나고 지 엄마 손이 아니쟎아. 그런게,
“우리 엄마 손 아니라.”
고. 그래고 문을 안 열어 주는데 그냥, 어떻게 해서 그냥 문을 그 눔이 열고서는 애들을 인제 잡아먹으려고 그러는데, 그냥 우물가에 인쟈 큰 노송 낭구가 있는데 그냥, 그리 애들이 그냥 기어올라 갔어. 기어올라 가지고는 하나님한테다 그냥,
“우리를 살려 주실라면 새 동아발을 내려주시고, 줄일라면 썩은, 썩은 동아발을 내려 달라.”
고. 축원을 하니까, 새 동아발을 내려줘 가지고는 그 애들이 인제 그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서 남자는 달이 되고 여자는 해가 되고. 그래 인자 호랭이가 또 그렇게 인쟈 그렇게,
“살릴라면 새 동아를 내려주시고, 죽일라면 헌 동아를 내려 달라.”
고 하는대. 반은 새 거고 반은 헌 동아를 내려 가지고, 그냥 그걸 타고 반쯤 올라가다가는 그냥 그 줄이 끊어지면서 그 호랭이가 그 수수깡 밭으로 떨어져 가지고, 지금 수수깡을 빨갛거든. 그게 옛날에 그게 호랭이 피래요.(웃음) 그래서 그냥 호랭이가 그 수수깡 밭에가 떨어져 죽어 가지고 수수깡이 지금도 빨갛쟎아, 잎새기가. 그래 그게 호랭이 피래네.(웃음)


6. 범안골의 유래

박상문(60, 남) /운학동T 1앞
[2리 밭가]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운학 3리를 향해 걸어나가는 길에 기도원을 지나서 멀리 산언덕의 밭이 보였다. 그곳에 사이가 좋아 보이는 부부가 콩을 패고 있었다. 콩 패는 것이 너무 바빠 보여 그냥 지나칠까 생각도 했지만, 그 텃밭을 선산으로 깎아 만든 것 같이 무덤 11개가 앞에 있어서, 가서 얘기를 들어 봤다. 바람이 불었고 옆에 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로 약간 시끄러웠다.

여게 저 저. 주소는 알지? 여기가 용인읍 읍, 용인군 용인읍 운학리. 나가 시방 서 있는 곳이 운학리여. 운학리, 호리, 해궁리 여기가 삼 개리, 행정구역상으로 삼 개 리여.
호리는 저 개울 건너가 호리, 범 호자 마을 리 해서, 이 범이 많다는 거지. 해서 이그 전체 골짜구니를 옛날 노인네들은 범안골이라 했어요, 범안굴. (이하는 테이프 보관 중 손실로 인해 조사자가 기억나는 대로 정리함)
그래서 옛날 노인들은 그 쪽(범안골)에는 날이 어두어 지면 숲 속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또 호랑이들은 사람을 해치거나 잡아먹었다고들 말들 하는데, 사실 호랑이는 사람을 해치지는 않고 마을에 내려와서 개나 닭만 잡아먹었다고 한다.


7. 홀애비골과 와우정사

박상문(60, 남) /운학동T 1앞
[2리 밭가]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홀애비골과 와우정사는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웃으시며, 남편한테 ‘학생들에게 홀애비골 얘기 좀 해주라’고 하시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음담패설로 여겨졌다. 그런데, 아저씨는 ‘학생들에게 해 줄 얘기가 아니라’고 하시며 이야기 해 주셨다.

1) 홀애비골
옛날에 홀애비골이라는 골짜기가 있었는데, 원래는 홀애비골이 아니였었지. 그 마을에는 과부가 많아서인지 다른 마을이나 지역에 사는 홀애비들이,
‘과부 마음은 홀애비가 안다.’
고. 그 마을의 과부를 밤에만 몰래 와서 보쌈에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산 텃밭에서 낮에 혼자 김을 매는 아낙네를 산 속에 숨어 있다가 업어가곤 해서 홀애비골이라는 곳이라 하였지.

2) 와우정사
와우정사는 산에 큰 바위가 있는데, 그 생긴 형국이 두 소가 누운 형상이라 와우정사라는 이름이 지어졌고.
지금은 그 곳에 절이 있는데, 팔 하나가 사람 몸보다 더 큰, 누운 부처가 있어. 그런데 누운 부처는 원래 그 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1980년대에 경남 지방에서 가지고 와서 옮겨다 놓았은 것이지.


8. 호랑이 고개

박상목(72, 남) /운학동T 1앞
[3리]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녹음 테이프 보관 중 손실로 이 부분이 파기되어 조사자가 대신 서술한다. 장재미라는 지명 유래는 제보자의 형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 그 마을은 박씨 일가들이 살았는데, 큰 형이 재물이 길다는 뜻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 그 마을 산에는 호랑이가 자주 나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어떤 사람은 어두운 산길을 걸을 때 길을 밝혀 주곤 했었지.
그런데, 하루는 어떤 사람이 대낮에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갔는데 큰 소리로,
“호랑이가 어디에 있냐?”
고. 소리를 치는 순간에, 별안간 오른쪽 어깨를 긴 발톱이 있는 앞발로 낚아채 듯 할퀴고 갔어. 그 사람은 놀라서 마을에 허둥지둥 돌아와 한 몇 일 정신나간 채로 있다가 나았는데, 그 후로 건강하게 사는가 싶더니 얼마 안가 죽었다고 해.
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이 너무 놀라 단명했다고 하고, 호랑이를 얕봤다고. 호랑이가 그 소리를 듣고,
“나 여기 살아 있다.”
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라고도 했었지.


9. 마인(병든 남편 버린 악처)

임금실(70, 여) /운학동T 1뒤
[3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장소를 운학 3리 옮겨 제보자를 찾아가는 도중에 한 할머니가 앉아 있어 들어가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웃음을 띠면서 구술하여 준 것이다. 20살 때에 들은 이야기라 한다.

옛날 옛날에 참 나 지금 70이 넘었지만, 한 20 넘어서 고 때(에) 들은 얘긴대. 참, 한 산골짜기에, 옛날에는 시방같이 사람이 많지 않아. 정말 드믄드믄 살지.
근데, 두 내외가 살았어. 그렇게 정답게 살았었는데, 남편의 친구가 이냥 자주 드나들면서, [조사자 : 왜요?] 남편의 친구니까, 인제 자연히 남편, 인제 따라서 이렇게 놀러 오쟎아, 그 집에.
그래서 인제, 그 남편의 친구가 자주 드나들믄서, 이 여자가 그 남자하고 어떻게 눈이 맞았어. 그래가지고 그렇게 오락가락 그 남편 친구가 그러다가, 이 원 남편이 병이 들었어. 병이 들다가 그냥그냥 있다가, 그러니까 가뜩이나 이 친구하고 같이 정이 들었는데, 남편의 친구허고 정이 들었는데 자기 남편은 앓으니까 더 싫증이 나지. 자연적 싫어지지, 그렇지 않아. 그지. 그건 당연한 일이지. 응!
그래서 ‘아이구 얼른 얼른’ 속으로 말야, ‘저 남편 얼른 죽어야 저 남편 친구하고 살지.’ 요렇게 이제 마음을 먹고 있는 거야, 여자 혼자 인제. 그러다가 인자, 그러다가 남편이 골골골골 앓으니까, 요거 나쁜 여자가 그냥 악심을 먹고, 그냥 정신 다 잃고 누워있는 남편을, 요게 그냥 정신이 바뀌어 가지고 ‘요거 어떻게 없애야지.’ 그러니까서 나쁜 악녀지. 사실 말하자면 나쁜 악녀야. 게 ‘어떻게 해서 저 남편을 없애야 그 친구하고 이제 같이 살지’ 하고 원, 고심, 맘밖에 없는 거야.
이가 아휴, 거짐거짐 다 죽게 되니까, 미처 그냥 성질도 못 참으니까 고걸 그냥, 죽은 후에 갖다 버렸으면 괜찮은데 죽기 전에 갖다 치웠어. 옛날에는 사람이 산에 이렇게 두서너 집밖에 안 살았어. 시방같이 사람이 많으면 거 남의 눈이 무서워서 못하지. 근데 시방은 뭐뭐 그렇게 할 수 없지. 뭐 옛날에는 과히 하고도 남지.
밤중에 어둑어둑 할 때 이 여자가 워낙 그렇게 독한 여자니까 능히 할 수가 있었어. 갖다가 그냥, 미처 죽지 않은 자기 남편을 산 산, 산 산중에다 갖다 버렸어. 그것도 그냥 버렸으면 저거할 텐데, 이 굴에다 응, 굴에다가 놓고 그냥 돌로 탁! 그냥 못 나오게 그냥 막았어. 응 그러니까 이 여자가 뭐, 궁리가 고론 궁리밖에 안 헌거여. 도저히 못 살아 나오게. 그 만약에 살아 나오더래도 기냥 갖다 놓으면 나올 염려가 있으니까. 갖다가 그냥 돌로 막 저기해서 꼼짝 못 하게시리.
그러고 인제 마음놓고 그 애인하고 살라고. 자기 남편 친구하고 살라고 고런 궁리만 했어. 그래, 그래 아이구 세상에 그렇게 악할 수가 없어. 요놈의 여자 이냥. 시방 그러면 난리 나지. 그래가지고 이냥 돌아와서 그 남편 친구하고 재밌게 사는 거야.
그렇게 인자 살다 세월이 넘어갔는데, 그 자기 남편을 갖다 묻은 굴속에 이 남자가 인제 드러 눴는데, 하루는 눈을 떠보니까는 먼 구녁에서 햇볕이 솟아 그 나오더래, 햇빛 줄기가. 게,
“어우 저게 먼(무엇인)가?”
바람기도 불어오고. 아 그래서,
“저거 어딘가. 내가 여기가 어딘가?”
하고 말이야. 거기를 엉금엉금. 엉금엉금 겨 가보니까, 구멍이 요렇게 하늘이 빠끔 뵈더래. 그래서 인제 고 줄기만 찾아 가지고 가서 이렇게 뵈니까, 가서 인제 파헤친 거야. 그래가주고 간신히 그냥 겨서 나왔어, 그 구녁을. 헤쳐 나온 게, 그 굴을 인제 빠져나온 거지. 그래서,
“어이구, 인제 내가 살았나 부다.”
하고. 인쟈 보니까는 맨 산중 중지인디 그냥, 맨 산만 가졌는데도, 게 간신히 그냥, 그런게 죽진 않아도 인제, 정신은 말짱해 그냥. 비틀거리며 뭐, 못 먹고 저기에서 비틀거려 가면서 산을 기어내려 왔어. 산을 기어 내려오니까, 그전에 살던 그 동네 거거든.
“아이구! 이게 왠 일이야!”
고. 그냥 백발이 다 된 걸 자기도 몰르지. 저 인제 안 봤으니까. 거울이 없지 뭐, 산중에서 무슨 거울이 있어. 그 자기 상태가 어떻게 된 거를 몰르지. 그냥 나와서, 그래 어디 보니까 그 동네 철물점이 하나 있었어. 그래 철물점에 들어가서 이제 거울이라도 보고 할라고 인제 집을 찾아 들었어. 철물점이 나타나서, 철물점에 들어가니까는 이만한 거울이 하나 있어. 이렇게 보니까, 어우 자기 모습이 아냐. 숭악하게 저거 저기 하거든, 백발이거든.
“아이구, 내 모습이 이렇게 변했나?”
또 자신도 그냥 깜짝 놀래고. 그래 젊은 인정에 주인이 나와서,
“아이구! 저 할아버지, 왠 할아버지? 그 전에 우리 동네에서 살던 그 양반하고 똑 같으네.”
“그 양반이라뇨?”
“그 전에요, 저기 저 집에 살았는 데요. 그 여자가 너무너무 지독해 가지고 그 남편 친구하고 살고, 그 남편은 갖다 버렸데요.”
아는 걸 인제 그대로 얘기하는 거야. 왜 이 남자는 몰르지, 그 남편인지. 그냥 백발 된 것만 아니까. ‘그 남자하고 비슷하다.’ 그렇게 그냥 대충 얘기만 해줬는데,
“시방도, 그럼 그 여자가 거기서 사느냐?”
고 물으니까.
“예! 거기서 살아요. 둘이 재밌게 살아요.”
그래. 그래 여, 남자가 인제 솔솔솔 가보는 거야, 거기를. 게 이제 망을 보고, 바깥에서. 해는 넘어 갔는데, 이제 몰래 숨어 봐야지. 사실이 그런가 하고. 게 두 내외가 그냥 그렇게 사는데, 드나들고 요 남자 없는 틈을 타서.
“내가 저 놈의, 저 계집년을 없애 버려야지.”
하고. 인자 그쟎어? 제 왠수 아냐. 옛날에는 자기 예편네였지만, 응. 그래가지고는 밤중에 그냥 이 남자 없는 새 들어 가지고, 그 여자를 그냥 유인해서 끌어 내왔어. 응 자기 옛날 예편네지 인자, 제 안식구. 안식구를 가서,
“누구냐?”
고 말이야. 응.
“나 몰라 보느냐?”
고. 자기 남편 모습이 똑 같거든, 백발만 됐지. 응.
“어머 모른다.”
고. 시치미 딱 떼며.
“날 모르냐?”
고 말이야. 그래 이냥,
“오라고. 이리 오라.”
고 말이야.
“어딜 가느냐?”
고 말이야.
“아 글쎄, 내 말만 듣고 쫓아 오라.”
고 말이야. 응. 그러니까 이 여자가 할 수 없이 뭐, 자기가 한 죄가 있으니까 말이야 시키는대로 해야지. 안 하며는 죽을 것 같으니까는. 슬슬슬슬 쫓아갔어. 그 수중에 있는 여, 남편이, 자기 옛날 남편이 자꾸 산중으로 끌고 들어가는 거야. 그래더니만 바, 반항도 할 수 없고 기냥기냥 무조건 쫓아갔어.
쫓아가서 이냥 보니까는 굴속으로 끌고 들어 가쟎아. 응. 자기 살, 그 남편, 못된 남편 죽은 그 굴속. 그래 그 속으로 끌고 들어 가지고 거기다 쳐 넣고는, 그냥 꼼짝 못하게 돌을 싸놓고, 싸놓고. 그러다 거기서 그냥 말러 죽었어, 이 여자는. 거기서 죽었어.
그래가지고 복수심으로 그렇게 하는데, 그렇대. 절대 여자라는 것은 참, 진 저걸 지켜야지. [조사자 : 지조?] 그렇게 지조 지켜야지. 응, 자기 응 남편이 그렇게 저거 하는데, 저도 그렇게 하는데 저도 당해야지.
그러니까 나쁘며는, 나쁘게 인지한다는 자기 당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그러니까 시방은 누구든지 좋은 사람이 될라면, 우선 내가 잘해서 응 모든지 잘 해야 그게 복이 돌아오지. 나쁜짓 하면 꼭 내게 해가 돌아온다는 걸 명심하고, 게 인제들 지들 덕을 지켜야 돼. 그러니까 그게 악녀, 제목이 마인이라는 거야. 진짜 그건 제정 때 일이라, 시방 그런 거는 없지. 간단하지만 옛날 얘기라고.(웃음)


10. 장사와 은혜 갚은 호랑이

김석중(79, 남) /운학동T 1뒤
[3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제보자는 이금실 할머니의 남편이다. 할머니께서 이야기를 다 끝내시고, 건넌방에 계신 할아버지께 우릴 데리고 가 이야기를 해 주도록 말씀하였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야기를 구술하여 주었다.

옛날에 말이다, 아 깊은, 깊은 산중에 노인 어머니하고 장사 아들이 살았어. 둘이 두 가족이 살았는데, 이 도심지와 달바서, 그 전날은 화장실이란게 저 배깥에 있었거든. 그래서 옛날에는 산 속에 호랭이가 많아서, 배꼍에 용변하러 못 나갔어. 그래 방안에서 인저 용변을 하고 그랬는대.
이 아들은 천하 장사니까, 덕에 뭐 호랭이를 무서워하지 않고서루 배꼍으로 용변하러 나갔단 말야. 배꼍에 저 변소깐 아주 응, 뚝 떨어진 디에 가서 인저 용변을 할라고, 옛날에는 인저 바지하고 저고리 입쟎아, 한복이니까.
그런데 이저 막 용변을 할라고 이렇게 허리끈을(바지 허리끈을 움켜 잡으며) 끌러 놓고서, 이렇게 하고서 인저 골타래를 한 쪽은 붙잡고 이렇게 하고서 막 볼라고 하는데, 아 뭐가 눈앞에 와서 확 비치는 데 보니까 황소만한 호랭이가 와서 쭈구리고 앉았거든. 그래 이 장정이 보니까 야단났단 말이야. 인저 잡아 먹을라고 앉았으니까. 이 장정이 천하 장사니까,
“에이 요놈 혼을 내 줘야지, 그냥 뒀다가는 딴 사람을 또 해칠까 무섭다.”
그거야. 그래서 한쪽 손이다가는 골타래를 이렇게 붙잡고 말이야, 바지를 붙잡고 그라고서는 날쌔게 가서(조사자 웃음) 호랭이 귀를 휘잡았단 말이야.(조사자의 멱살을 잡으며; 일동 웃음) 휘잡고서, 장사니까 호랭이를 후래 쳤어.
그러니까 호랭이가 인자 뒤집혀서 저 가서 빡 떨어졌는데, 아유 호랭이가 잡아먹으려 하다보니까, 옹칸 장사고 해서 틀렸단 말이야. 그런데 나가떨어질 때 벌써 호랭이도 다쳤단 말이야. 게 인저 막 도망가는 거란 말이야, 산 속으로다가. 그래 이 장사가 내비려 둬도 괜찮을 건데, 냄겨 두면 또 사람 어디가 잡어 먹을 거 같으니까, 호랭이가, 디립데 산 속으로 막 쫓아가는 겨.
그냥 어디까지나 막 데래 쫓아가는 거여, 그냥. 한쪽 손이다가 이렇게 골타리 붙잡고서 그냥 쫓아가는 거란 말이여. 아 호랭이가 암만 도망가도 자꾸 뒤쫓아 오거든. 근데 호랭이가 아마 다리를 다쳤던 모양이지. 그런게 제대로 막 뛰들 못 하는 거야. 아 도망가다, 도망가다 못 해서 이 호랭이도 지치고 사람도 지쳤단 말이여. 게 이제 호랭이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잡아먹기는 고사하고 잘못하면 사람한테 죽게 생겼단 말이야, 잡아 먹을라다가.
그래 인저 호랭이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다리는 아프지 더 힘도 없고’ 하니까 무릎을 꿇고 앉아서, 사람이면 비는 것 같이 행동하고 있드라 그거여. 그래 무릎을 착 꿇고 있는데, 이 장사가 가만히 생각하니, ‘저 놈을 때려 죽여버리면 되겠다’ 는데, 그게 힘이 있어 장사가. ‘근디 저렇게 앉아서 하는 건 잘못 했다고 비는 것 같아서, 저 사람도 잘못했다고 빌면 용서해 주는 건데 짐승이 저렇게 하고 있으니, 오죽 따급해야 저렇게 하고 있겄나’ 그래 불쌍하다는 맴이 들어가서 그냥 호랭이를 가서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 너 헤치지 않을 테니까, 다시는 사람 헤치지 말고, 그카고서 마음 참 저 고정하게 먹고 글허게 하고선 사람 헤치지 말아라. 그람 용서해 준다.”
고 그러니까. 고개를 끄떡끄떡 한단 말이여. 그래 놔 줬단 말이여. 그런데 그렇게 하고서 집에 돌아오고서, 그 후에 그 할머니가 산너머 동네 어디, 그 옛날에는 산골짜기 집이 한 십 리에다가 이십 리 가서 있거든. 그래 먼 디 갔다가, 저 참 오다가 그 산날맹이에서, 호랭이 만날 산날맹이에서 해가 떨어졌어.
그런디 이 할머니가 인자 아주 노인이라서 지쳐서 집으로 오도 못하고 가도 못하고. 이렇게 하다 산날맹이에서 지쳐서 앉았다가 낭떠러지에 떨어졌단 말이야. [조사자 : 할머니가요?] 그래서 다, 할머니가 다 돌아가시게 됐어. 그 이 그 아들은 모르고 집에 있는 거지. 해 떨어진 다음 어머니가 오시는 생각도 안하고서는 그냥 집에서 이렇하고 있는데, 그라져 호랭이가 마침 나타났어.
근데 그 호랭이는 알어? 자기 살려준 장사의 어머닌 줄을. 그라니까 호랭이가 와서 보니 할머니가 기절하고 이렇게 해서 꼼짝을 못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아이구 정신 좀 차리게 한다’고, 호랭이가 인저 어디 가서 꼬랭이에다 물을 축여가지고 그 얼굴에다가 물을 이렇게 떨어뜨려서 정신을 나게 했단 말이야. 그래 인자 할머니가 얼마 있다가 좀 깨어 났어.
그래 인자, 깨어나서 보니까 호랭이거든. 그래 또 기절하려고 한단 말이야. 그래서 호랭이가, ‘아하’ 자꾸 고개를 이러면서 괜찮다고 한 모양이지. 그러니까 할머니가 그 안심해서 이렇게 하고 앉았으니까, 호랭이가 등을 디밀어. [할머니 : 업으라고.] 그래서 할머니가 업으라고 그런 거다. 지치기는 하고 어떻게 무섭지만서도 할 수 없다 그거여. 그러니까 호랭이 등에 이러게 업혔단 말이야. 그러니까 호랭이가 인자 할머니가 떨어질까미 이 달리기는 못하고, 인저 천천히 천천히 딜여닥, 인저 할머니 댁이 그 밖앗에 왔다나 말이여. 와서,
“왕죽이 응.”
하니 짖는 거여. 그 장사가 가만히 방안에서 자다가 들으니까, 바깥에서 뭐가 ‘응응’ 거리는데 호랭이 소리거든.
“하, 요놈이 또 나쁜짓 하러 왔나?”
하고서는. 소래치고 나오니까 그 호랭이란 말이여. 근데 등허리를 뭘 보니까 뭐가 옆에 있어. 거 자세히 보니까 자기 어머니거든. 그래 그제사 할머니를, 호랭이가 와서 그 아들한테 등허리를 이렇게 디리 밀면서 ‘할머니를 업, 데려 가라’ 그거여. 그래서 그 아들이 참 그 어머니를 받고 이렇게 하고서는,
“아 참 착하다구. 호랭이는, 너는 참 아마 나한테 은혜 갚느라고 그랬는 개비라구. 참 너 착한 놈이다.”
라고. 이렇게 보냈는데, 그 후에 그날이믄은 꼭 그 호랭이가 그 집을 찾아 와. 그람 그 집은 그 어, 할머니가 말이여, 그 어머니가, 그 호랭이 오는 날은 인제 해마다 오니까, 고 날을 기해서 뭐 먹을 것을, 고기를 잔뜩 장만해서 놔뒀다가, 호랭이 오면 장만 인제 대접하고, 대접하고 그랬단 말야. 거 호랭이가 틀림없이 그때까지는 찾아와.
근디 인제 장사는 장사니까 어디 산중에 가도 그런 미서운게 하나도 읎고. 호랭이가 아무케 해도 무섭지 않는 장사란 말야. 그런게 상관없는데, 이 할머니는 노인이 노인이러니와 기운도 인제 읎고 이렇게 하니까, 어디 갈라면 참 겁이 나시거든. 근데 겁날게 하나도 없어. 언제든지 어디 어디 가실라고 하면은 호랭이가 따라 댕겨. 뒤 졸졸 아주 저 집안의 개 미기듯 개 따라 당기 듯 따라 다닌단 말이여.
그래서 아무 디나 가서 밤이 늦던지 그냥 못 가던지 걱정할 게 하나도 없어. 아 호랭이가 뒤따라 댕기니 딴 것, 뭐 여우나 뭐 이런 거, 사람 헤치 듯 달라 들도 못하고, 호랭이가 과용해 주니까 말이여.
그래서 그 장사는 그 어머니한티 일생 동안 잘 효도를 하고 살고. 호랭이도 역시 죽기 생전, 월 월마나 더 살았나 모르지만, 해마다 거기 와서 그 괴기 얻어먹고 그러카고서. 은혜도 갚고 또 은혜 얻고. 받고 주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 잘 살았댜.(일동 웃음)


11. 도깨비 불

김석중(79, 남) /운학동T 1뒤
[3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조사자가 다른 호랑이의 이야기나 다른 동물에 관련된 이야기를 부탁하였다. 그러자 옛날에 호랑이가 많았다는 것을 말하면서, 같은 신이한 소재 때문에 도깨비에 대해 생각이 났는지 스스로 구술하여 주었다.

옛날에 저 마당 끄트머리 갖다가 변소를 만들었단 말이야. 그러니까 밤이는 무서워서 호랭이때미 못 나오고. 산골이니까 호랭이가 그전에는 득실댔거든. 할아버지도 그전에 저 촌에 살적에, 밤에 저 큰집에 사랑가서 이렇게 있시면은 밤중에 여우가 문 앞에 와서,
“어웅! 어웅!”
이렇게 하고 울고 그랬어. 그전에 그랬단 말이여. [조사자 : 여우가 있었어요.] 그럼. 그래서 사랑, 사랑에 요렇게 있으면은, 아 그런 소리가 나고 그래서 무서워서 사랑에도 못 나가고 그러기도 했어. 사랑이나 배깥에 인저 손님 맞고 하면, [할머니 : 할머님이 해방되기 전에도 산 부근에서 살면 늑대들 우는 소리가 나와.] 그렇게 무서웠어, 그냥. 거 할아버지도 그전에 그런 소리 들었단 말야.

그라고 도깨비불 같은 거 모르지? [조사자 : 얘기 좀 해주세요.](일동 웃음) 이거(마이크) 나오는 거야. 또, 또 얘기를 햐? [조사자 : 얘기 계속, 있는 거 다 해 주세요.]
전에 할아버지가 촌에 살 적에 저 그 건너 산이, 그전에는 그 산골짜기에 숲이 많이 우거지고 그랬어. 그래서 무서웠어. 지금은 가면 그냥 뭐 숲이래야 짧고 해서 별거 아니었지만, 그전에는 이런 아름드리 나무가 무서웠거든. 근데 그 저 거 건너 쪽에 산골짜기가 무서운 디가 있어. 거 옛날부터 거기는 도깨비가 나오고 아주 무서운 디라고 했어.
근데 이거 그짓말 같은 사실인데 말이야. 그 건너를 보면 날 궂고 저기한 날 그 건널 보면은 불이 왔다갔다 햐. 정말로.
“아 제게 도깨비다. 도깨비다.”
보담도 그랬거든. 그런디 그게 도깨비가 아니라고 판명이 되는구만, 요즘에 와서는. 그 여우같은 그 짐승이 말하자면 옛날 무덤을 파서, 무덤을 파서 뭣 그냥 먹고 가서, 인저 똘을 두고서 왔다갔다 왔다갔다 하며는, 그 뼈에 빛깔이 비치기도 하고, 여우의 눈이 막 비쳐서 그 뻔쩍뻔쩍 하고 그랬댜. 그게 도깨비가 아니고 그랬다는 건데, 마 할아버지는 그 불이 왔다갔다하는 걸 보기는 봤어, 할아버지두.
그런데 할아버지가 어릴 적에 얘긴데, 그때 저기 할아버지야 그때 저기 노인이, 이 저 촌에 농사지니까, 저 산골짜기에 논이 있는 데다가 비가 오고 하니까, 인제 논둑이 꺼졌나 어디 볼라고 인저 나갔드랬단 말이여. 그랬는데 갑자기 막 그냥 불이 뭐, 뭐가 앞에 나타나고 막 그랴 그냥.(옆의 할머니가 나가시는 소리)
그라더니 진짜 요즘 우리가 얘기하는 그짓말 같은 사실, 그 도깨비가 나타났단 말이여. 아주 키 큰 것이 나타나서 막 앞을 가로막고 그러드랴. 그래 그 어른도 그때 뭐 나이도 지났지만서도 담은, 아마도 담력이 심해, 강했던 모양이지.
게 이누믜 도깨비를 쫓츠야 겠는데, 그 전날에는 도깨비 쫓는 문어가 있었어. [조사자 : 문어요?] 도깨비를 쫓는 거. 인저 뭐, ‘방방,’ 하는 것, ‘살모지리, 우지리, 발아지리’ 하고 이렇게 불르는, 거 도깨비를 쫓는 저 그런 글이 있었어. 할아버지가 그 글을 자꾸 외니까, 그 놈의 도깨비가 슬슬 없어지더라는 그거여. 그래서 집으로 참 돌아오셨는데, 집이 와본게, 그냥 그 도깨비한테 그 그것 놀래 가주고서 옷이 흠뻑 젖고 이래서,
“죽다 살아났다.”
고. 그렇게 그 노인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어. 그래서 현시에 얘기하자면 도깨비라는 게 있을 수가 있느냐? 이자 이런데. 나두 몰라. 그때 어릴 적에 본 것은 틀림없이 거 산골짜기 사람도 안 다니는 딘디, 거기서 불이 왔다갔다하는 건 나도 봤어.
그러니까 그 도깨비라는 게 있는지 없는지, 그건 거짓말인지 사실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런게 있기는 있었어. 그 이제 현대인들이 얘기 하기는 ‘그 뭔가 짐승이 뭐 물고 댕기다가 그 빛깔이 비치고, 그렇지 않으면 짐승의 눈일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웃음)


12. 도깨비 쫓는 방법(벚나무 가지)

김석중(79, 남) /운학동T 1뒤
[3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같은 도깨비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라 생각이 났는지 계속 이어서 구술하여 주었다.
거기 촌에(웃음) 거 옛날도 아녀, 얼마 많이 되지도 않은 한 50년, 한 60년 됐어. [조사자 : 60년요?] 응. 근데 그 한 동네에 아주 씨름도 잘하고 하는 상투쟁이, 씨름쟁이가 있었어. 옛날에는 다 상투 꼽았으니까 말여. 그래 씨름을 하면 참 잘 했어, 우리 어렸을 적 보면은.
거 요즘 저런 씨름이 아니고, 이렇게 붙잡고 하기는 하는데 상투 이렇게 꼽고 씨름하는 거라. 끄떡끄떡하고(웃음) 씨름 잘 했거든. (씨름)장에 갔다 늦으면 산골짜기 산골짜기로 가야 하거든.
그런데 한날은 장에 갔다가 친구들 만나서 술을 먹고 그라고서는 그 늦었어. 술, 그런게 인제 술을 인제 잔뜩 취해, 장사지만 술이 취해서 비틀비틀 하고 인제 오는데, 정말 도깨비를 만났다는 거여.
그래가지고서, 야 이거 술 중에도 장사이지만, 술 중에 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이 도깨비한테 끌려 댕기는 거여. 잡아 끌리면 끌리고, 산중에다 끌려가고, 들로 가면 들로 끌려가고. 하구 밤새도록 끌려 댕겼다는 거여. 그라고서는 집에 와 가지고서 그저, 어제 저녁 이렇게 해서 도깨비를 만났다 했는데, 영 도깨비들 저 미쳐버렸단 말이여, 사람이. 하두 인자 놀래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도깨비에 끌려 다녀서, 산중도 하여간 막 끌려 댕겼댜.
그래 그 장사가 막 그냥 옷이 뭐 헤지고 막 이래서 왔는데, 거 그때부터 미쳐 가지고서는 도깨비 들려 그런 심이 나왔댜. 그냥 주먹으로 갖다가 땅을 투기는디 땅이 막 팽겨. 땅이 막 푹푹 팽기드릴까지 막 주먹으로다 땅을 치고, 막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막 이래서, 막 그냥 어떻게냥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저거 이렇게 놔두면 안 되겠다.”
해서, 이제 옛날이니까 어떻게 할 방법은 읎고, 뭐 의사한테 가고 어쩌고 뭐 그래도. 그냥 바(밧줄)루에다가 막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묶어 놓고서 이렇게 하고 있는 데에도 바를 막 끊을 정도로다가 그 힘이 셔. [조사자 : 바요?] 그래. 말하자면 동아줄. [조사자 : 동아줄요?] 동아줄에다가 묶었는데, 아 그런데도 막 뛰고 야단 막 이래.
그래서, 그러자 인자 모 참, 지금 그 뭐라고 하나? 왜정 때는 사쿠라라고 하나? 지금 벚꽃나무. 벚꽃나무 그 장대기로다가 뚜둘기면 도깨비가 막 도망간다는 말이여, 이런 속설이 있었어. 그래서 그 참 벚꽃나무 장대기를 꺽어다가 그냥 막 묶어놓고 두둘겨 팼단 말야. 아픈 줄도 몰라. 이 사람이 도깨비 들려서, 그라니까 막 한 동안 두둘겨 패니까 그자부터,
“휴!”
하더니,
“아구, 내가 왜 몸이 이리 아프냐?”
고. 하고 막 이케, ‘주물러 달라’고 허고 막 이래. 그런데 자기가 묶여 있거든.
“바부터 글러 달라.”
고. 인자 말이여. 그래서 동네 사람이 모두 인자 끌어 놓고 그렇게 하니까, 그제사 얘기를 그 사람을 죽 하는데, 그 사람이 밤새도록 도깨비한테 끌려 다니고. 이렇게, 그런데 땅도 뚜두려 파고 한 것은 자기는 모른댜. 그 도깨비 들려서. 그래서 그냥 도깨비 기운이라고 그렇게 용을 쓰고 그냥 그렇게 해서, 동네 사람들이 사쿠라 방망이 그거로다 참! 거 저 매화나무 그 가지(로) 패고 그렇게 해서 그것이 도깨비를 쫓는 방법이랴.
그래서 그 사람 나서가지고서는 살다가 죽었는데, 오래 살덜 못 했어. 그래서 그랬는지 명이 짧어 그랬는지 모르지만 오래 살덜 못하고 죽었어. 그건 우리도 봤어.


13. 중국으로 간 사신

김석중(79, 남) /운학동T 1뒤2앞
[3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권정숙, 박선현, 김정희 조사 (1995. 11. 4.)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야기 도중에 생각이 났는지 웃음을 한 번 웃고는 계속 이어서 구술하여 주었다.

옛날에는 중국으로다 사신을 보내고 그랬었거든. 지금 중국이야, 옛날에는 중국을 대국이라고 했었어, 전에 우리나라는 소국이고. 그래서 언제든지 중국의 지시를 받고 살았거든, 그 옛날에는. 지금은 안 그렇지만.
근디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참 사신을 보냈어. 요즘도 사신이라고 하쟎아. 대통령 밀사 그 대사 뭐 보내는 것 그것을 사신이라고 했는데, 옛날의 중국에다 인자 사신을 보내며는, 지금으로 말하며는 압록강 건너서 인저 봉천 부근에까지 가며는, 거 중간에 객사가 있었으며. 객사가 뭐냐면 사신들 오고 하면 재우는 집이 있었단 말야.
어짠 일인지 여기서, 사신을 여기서 보내면은 가서, 거 가서 죽고, 죽고 그랴. 살아 오덜 못 혀. 그래 우리는 대꾸 사신을 보내는 데, 중국서는 사신을 안 보낸다고 하고. 가다 죽었으니까. ‘그 이상하다’ 하고 조사를 해 보니까, 인자 그 부근에서 모두 본 사람의 얘긴데, 사신이 와서 거기서 자기만 하면 죽는다 그거여.
[조사자 : 객사에서?] 그랴. 말하자면 용빈관이지. 사람들, 저 사신들 오면 받아주는 영빈관인데 거기서 죽어. 그 자기만 하면 죽고, 죽고 그래. 그 우리 정부에서는 참 사람을 보내야겠는데 갈 사람이 읎어, 이 저 사람이 죽, 가면 죽으니까. 그런데 참, 인제 이름까지 다 댈 수도 없지만, 뭐 그거 댈 필요는 읎고. 한 사신이 자원을 했어.
“지가 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그래 가면 죽을 지도 모르는데 가겠느냐?”
“아, 괜찮습니다. 갔다 오겠습니다.”
“그래, 그람 가 봐라. 죽지는 말고 살아 오야 한다.”
이렇게 하고서는 인자 보냈단 말야. 그래 이 니가 거 가서 저녁을 얻어먹고서 자는데, 사람이 가서 허다하게 죽었는데 잼이 오겄어? 그래 잠을 못 자고 자꾸 이게 쪼그리고 앉아서 뭐가 나타날라나 하고 쳐다보고 있는 거여. 근데 밤중이 될 때까지 아무 소리가 없어. 아무 소리도 읎는데 왜 이것들이 죽었냐 이거여. 그 유명한 사람들도 모두 왔는디 죽었으니까. ‘하여튼 이상한 일이다’ 해서 잠깐 앉아서 졸았단 말야, 하두 지쳐서. 근디 갑자기,
“쾅!”(일동 웃음)
허더니 워서(어디서) 대청 마루다가 ‘쾅’ 뛰어내리는 큰 발자국 소리가 난단 말이여.
“쾅!”
‘하하. 저 소리 듣고 죽었는 게비다.’ 그래가지고 문만 잔뜩 쳐다 볼빼께. 뭐가 들어오나 볼라고. 그런데 문쪽으로 와.
“쾅. 쾅. 쾅!”
하고. 근데 문쪽에서 와서는 우뚝 섰단 말여. 얼마나 무서워. 뭔지도 모르것고. 발자국 소리 들으면 굉장한 발자국이 ‘쾅쾅’ 하는 소린데. 그 가만히 거기만 잔뜩 노려 쳐다보고 있는데,
“꽝!”
[조사자 : 문 열었어요?] 미닫이 문이 양쪽으로 탁 갈라진단 말이여. 자, ‘이게 뭔가’ 그랬더니, 스르르르 문이 또 닫혀. 거 읎어져. 그것 참 이상한 일이다. 보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죽던지 말던지 보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문 닫고 또 없어졌단 말이여.
그래 이제 거기만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느닷없이 천정이 뚝 떨어져.(웃음) 무섭지? 천정이 뚝 떨어지는데 이게 또 뭐냐 그거지. 저기다 눈독을 들이다 이제 천정을 볼 뵐밖이. 천장이 양쪽으로 떡 갈라지는데 한참을 쳐다보니까, 사람 죽으면 넣는 관, 관이 ‘흔들 흔들 흔들 흔들’ 하면서 내려와, 저 천장으루.
이렇게 내려오더니 저 움목에 와서 탁 앉는단 말여. 그러니까 대략 거기서 모두 죽었단 말여. 발자국 소리 보고서 죽고. 아니면 그거 들려놀 때 거기서 다 죽었단 말이야. 그런데 이 사람은 담이 강한이라 놔서, ‘끝까지 지켜봐야 겠다.’ 해서 호령을 했어, 오히래.
“천하에 요괴 같은, 네 니 뭔지 모르지만, 귀신이면 없어져 버리고 사람이면 나타날 것이지 못 되게 방자하게 군다.”
고. 호통을 치니까, ‘흔들 흔들 흔들’ 하더니 올라가서 지붕이 딱 닫힌다 말이야. [조사자 : 방에 올라가서.] 응. 천정이. 올라가서 지붕이 천장에서 닫혀.
“이제는 끝났는 개비다.”
하고서. 잘라고 하니까 말이여,(웃음) 또 뭐가,
“쾅!”
인자 저기서 대청 내려치는 소리가, 아까 처음 왔던 발자국 소리 같은게,
“쾅, 쾅, 쾅, 쾅!”
온단 말이야. ‘인저는 정말 나타내비다’ 하고서 인자 가만히 있으니까, 아닌 말로 시골 문이 양쪽으로 탁 갈라지더니, 사지 사방에 뭐, 발 한 짝이 써억 들어오는데, 발이 자기 키보다도 더 커, 이 발 한 짝이. 이렇게 들어오는데 꾸부정하면서. 이래 쳐다보니까 어머어마 하거든. 발이 한짝 들어오는데 자기 몸댕이보담 더 큰 사람 그거여.
“아이고 이 뭐냐?”
그러는데. 또 발 한 짝이 쑥 들어오더니, 고개를 푹 디밀고서 이렇게 들어오는데,(Tape 2앞에 계속)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거대한 사람이 한 손에는 커다란 부채로 얼굴을 싹 가리고 오는 거여. 그래서 인저 그 사신이, 사신으로 온 사람이 거 인저 정체를 알았으니까 놀랍기도 하고 해서,
“누구냐?”
고 물었더니,
“나는 이 나라의 장군이었는데, 적군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어서 내 묘자리가 바로 이곳이다.”
그러는 거여. 그래 그러니까 그 영빈관 터가 바로 그 장군이 죽어서 한이 맺힌 거지. 그래서 사신들이 오면 꼭 장수를 보고는 놀래 죽는 거여. 장수가 그러더랴.
“내가 이곳에서 우리나라에 오는 사신들을 만나며는, ‘영빈관을 옮기라’고 말하려고 나타나면 모두 놀래서 죽어 가지고서 내 한을 못 풀었는데, 당신같이 담력 있고 유능한 사신을 만나게 되서 내 한을 풀게 됐다.”
고. 말 하더랴. 그래 이 사신이,
“그럼 알겠다.”
고. 그러고서,
“그럼, 왜 얼굴에 부채를 가리고 있느냐?”
고 물었는디. 그 장군이,
“내 얼굴은 너무 보기 흉칙해서 사신님이 보면은 전에 왔던 사신들처럼 혼절해 버릴 거라.”
고 말 하더랴. 그래도 사신이 너무 궁금하니까,
“조금만 보여 달라.”
고. 부탁해서 장수가 얼굴을 가린 부채를 조금 치우니께는 사신이 보고,
“그만 다시 가리라.”
고. 한 거여, 얼마나 보기 흉했으면. 그 사신이 누워있는 아랫목, 불 때는 자리가 그 장수가 누웠을 때 얼굴이 와 있어서 얼굴이 불에 탄거지. 그니까 얼매나 흉하겄어. 그래 이 사신이 중국의 황태자를 만나서 그 얘기를 다 해서 영빈관을 옮기고, 그 자리에다 사당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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