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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
양지면- 주북리
 

  1) 마을개관------------------------------------------519 
  2) 설화----------------------------------------------520 
  (1) 탁만수 (76,남) 호랑이를 잡은 사람----------------520 
(2) 허가순 (68,여) 시아버기를 호식 면하게 한 효부------524
(3) 허가순 (68,여) 원수를 갚은개-----------------------525
(4) 허가순 (68,여) 부처 바위---------------------------526
(5) 김선례 (54,여) 구렁이가 나오는 샘------------------529
(6) 민정수 (70,여) 도깨비와 씨름한 할아버지------------531
(7) 민정수 (70,여) 헛간의 도깨비-----------------------532
(8) 민정수 (70,여) 도깨비 도움으로 부자가된 사람-------533
(9) 민정수 (70,여) 도깨비 때문에 죽은 아기-------------534
(10)오봉희 (78,여) 도깨비에 홀린 사람------------------535
(11)오봉희 (78,여) 논을 사야 할 도깨비 돈--------------537

주북리
가. 마을개관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5. 5. 13., 1996. 6. 1.

주북리는 용인읍과 인접한 마을로 양지리에서 서쪽으로 6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양지리 쪽에서 가기보다는 용인시에서 북쪽으로 직접 가는 길이 더욱 편리하다. 이 죽북리는 주북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시에 가좌리, 임원리, 박성동, 갈현리를 합치고 옛 주북면 치소가 있었으므로 주북리라고 칭하여 내사면에 편입하였다.
주북리를 이루고 있는 자연마을을 보면, 박성은 일명 치루개라고 하는데 박씨가 이 마을을 가장 먼저 이루어 붙여진 이름이다. 임원은 숲원리, 수버니라고도 하는데, 옛날에 숲이 우거지고 그 속에 강당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임원은 죽북리 중에서 가장 큰 마을로 가구수가 100여 가구에 이르며 허씨의 큰 사당과 허씨들이 많이 산다. 가장곡은 가장골이라 하는데, 숲원리의 동북쪽에 있는 마을로 형상이 옥녀형이고 아름다운 농토를 가진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곳에 터를 잡으면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데, 현재 주북 3리인 이 마을은 최씨성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23가구로 이루어졌다. 갈현은 박성 남쪽에 있는데 고래실이라고도 한다. 이 마을은 고래논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현은 고래실 동쪽에 있는 마을로, 마을 뒷산에 배밭이 있어 배실이라고 하였다고 하는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밝의 뜻을 가진 실에서 배실로 변하였고, 이를 한자음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주북 2리는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가 1995년 5월 13일에 조사하였다. 입구에는 흐르지 않는 오염된 냇가에 근래에 돌로 새로 놓은 것처럼 보이는 주북교가 있다. 다리의 오른쪽에는 라일락꽃이 나무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것 옆에는 아직 물들지 않은 단풍나무가 서 있다. 다리 왼쪽에는 붉은색 벽돌로 주위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 한 채를 짓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슈퍼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마을은 겉에서 보면 시골같지만,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집의 양식이 모두 양옥이었다. 그 양옥들은 도시의 집보다 더 세련되고 더 크다. 한옥들도 속에 들어가 보면, 대부분 양옥의 구조이거나 양옥으로 개조한 흔적이 보인다. 그나마 시골스러운 것은 넓은 밭과 정자인데, 밭도 주민이 직접 매기도 하지만 시내에서 집단으로 와서 매기도 한다. 주북 2리는 허씨가 많은데 대부분 모여 지내는 편이다. 푸들, 불독, 셰파트까지 개가 많다. 그리고 대문은 모두 있지만 낮이라서 그런지 모두 대문을 연채 집안을 비워두기도 한다.
주북 3는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이 1996년 6월 1일에 조사하였다. 이 마을은 전체적으로 젊은층이 드물었고 농토가 현재는 공장 부지나 양계장, 양돈장 등의 단위시설로 많이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최씨성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대부분 농업을 종사하고 어른들은 가까운 절에 다니고 계셨다.


나. 설 화

1. 호랑이를 잡은 사람

 탁만수(76, 남)/주북리T 1앞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조사자들은 주북리에 도착하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집 앞에서 일을 하고 계신 제보자를 발견하였다. 그래서 찾아온 이유를 말하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리자 생각이 났는지 구술하여 준 것이다. 제보자는 조사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대자 마이크를 만지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제보자는 이 이야기를 옛날 어릴 때에 들었다고 한다.

옛날에 나도 몰라. 그냥 애기만 들었지. [조사자 : 괜찮아요.] 저어, 옛날에 풀을 비러 가잖아, 산에. 그런데 여기도 풀 비고 저기도 풀 비고. [조사자 : 풀 베요.] 풀 빈다고. [조사자 : 풀을 벤다고요?] 근데 여자들이 죽께 산 등성이를 넘어가. [조사자 : 산요?] 응, 산을 넘어 가서, 저 짝에 가서 또 풀 빌려고, 돈 벌려고. [조사자 : 풀 벨려고요.] 응. 그래. 넘어가단께 산, 산신령이 나오거든. [조사자 : 아, 산신령이.] 산신령님이 나오거든. 그래서, 자- 이거 큰일 났어.
“가도 못하고 오도 못하게 길을 딱 가로막고 있으니, 이걸 우에나(어쩌나).”
하고는.(손으로 콧등을 만지며) 그런게 그게 인제 옛날로 봐서는 호산(호랑이에게 잡혀감) 갈 때 그 된 사람이 있디야. [조사자 : 예?] 호산에. [조사자 : 호산. 호산요?] 응. 호랑이한테 물려간 사람. [조사자 : 아 집.(웃음) 호사람, 호랑이에게 물려간 사람이 있다.] 잡아먹을 사람. [조사자 : 잡아먹은 사람요?] 음.(웃음) [조사자 : 잡아먹힌 사람, 호사람이 그 사람이요?] 응. 근데 그 사람은, 저 저 다 모두 적삼 집어냅쓰 듯 획 집어 냅버리는데, 막판에 한 사람이 저버다(접어다) 휙 집어 냅쓴게, 앞에 갖다 이래 놓고 앉았거든.
“아! 이거 저 사람이구나!”
그래서, 이것을 참 곤난하게 됐거던. 그래 그 사람 내비두고 가자도 맥랑하고, 안 가자고도 맥랑하고 그렇거든. 그래서 이렇게 있다가 서로 눈치를 쳐다보고는 이래. 그랑께 누가 있다가,
“우리가 여 저 사람을, 때문에 밤새도록 밟고 있을 수도 읎고, 저 사람은 뭐- 천상 할 수 읎다.”
그러니까 그만 갑, 아주 갈 작정 했지 뭐. 갈 작정 핸 모양이라. 그래서 낸중에 밤이 절천지, 그 사람만 말하자면 12시가 넘었어.(수염을 만지작 거림) [조사자 : 밤 열두 시?] 엉. 그래서 이놈의 걸 우에나 하고서, 댓문이 저런 댓문이 큰게 있어. 옛날엔 전부 소낭구(소나무)로 짰지, 저래 안하고. 아 댓문을 열려고,
“덜컥 덜컥.”
하거든. 그래서,
“이놈들 뭐 하는 거여?”
과함(고함) 지르드래요.
“아흐, 저 사람 살아오는게 이상하다.”
서로 안 드려, 안 내다볼려고 그래. 그래서,
“우우, 같이 가자. 그런데 너희들이 나올 적에는 옹, 저, 지악대기(작대기) 하나 하나씩 있으니께, 지악대기 하나씩 가지고 나오, 들고 나온나!”
[조사자 : 작대기 하나씩 들고 나오라구요?] 응, 지악대기. [조사자 : 나가기 무서우니까 작대기 하나씩 들고. 아-.] 응. 그러니께 그 사람이 장사는 기가 맥힌 사람이지. 그런께 참말로 이 뭐 작대기를 하나씩 들었거든. 그래,
“대문 열어라.”
이라거든. ‘대문 열어라’ 이랑게, 댓문을 이래 열고 두리번두리번 본께 콱-(손을 입에 대며) 큰놈의 개를, 개같은 거를 한 마리 몰고 들어왔단 말이다. 그래 모두 기암을 했거든. [조사자 : 호랑인 줄 알고?] 음.
“이거는 천에 없어도 내가 안 놓으면 괜찮은께, 니덜 막 패라?”
[조사자 : 개를요?] 응. 호랑이를. [조사자2 : 근께 사람들이 개인 줄 알고, 호랑인데.] 그런께.
“내가 놓으면,(안 놓으면) 니들 이건 걱정 읎다.”
이래거든. 그래서 아하! 이래 막 뚜두려 패다보니 끽. 맨날 때 쬐 쳤거든.
“이제 내가 놓아 놓을텐께, 내빼들 못 한다.”
[조사자 : 예?] 내빼들 못 한다. [조사자2 : 내빼들 못 한다고. 도망가지 못 간다고.] 응. 도망을 못 가거든. 그래서 그래. 그러더니 입을 딱 벌리고 있드래요. [조사자 : 호랑이가요?] 응.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소나무 올게 옛날에-, 시방도 여 소나무가 있잖아. 소나무가 있는데, 그런 몰깨를 빼쪽하게, 양짝을 빼쪽하게 깜아쥐고.
“나 좀 먹어라 하니, 이것 먹어라.”
구. 자꾸 들어 밀었네, 입에다가. [조사자 : 호랑이한테요?] 응. 그런게 입을 딱 벌리고 꽉 꾸였거든. 그래 꽉 깨물려카나 이게 아루위애가(아래 위에가) 막 이것을 양쪽에 딱 끼었거든. 그랑께로,
“괜찮다. 예이 이놈의.”
그래 놓은께, 호랭이가 잡았거든. [조사자 : 호랑이 잡았어.] 응. 호랭이를 잡았어. 그래 그 사람이 밖앗에 가서 모두 뜨신 물을 끓여다 주고, 뭐 인제 죽은 사람이 살아 왔다고 속으로 소근소근. [조사자 : 아! 죽은 사람이 살아 왔다고요?] 그래. 그 사람 죽은 사람 아니야(아닌가). [조사자 : 누가 죽 사람이야?] [조사자2 : 그냥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호랑이를 데리고 온거야?] 그래. 그래 깨어나서, 다른 사람은 다 우쨌꺼나. 나 우에나 하고,
“집에 고향에 보내야 되는데, 저걸 우에야 되냐?”
했거든. 호랑이를. [조사자 : 고향에 뭘 보내요?] 집에. 집에. [조사자 : 집에 무엇을 보낸다고요?] 집에 저짝으로 댕길러카 하면 100리도 가고 200리도 가요, 걸어서. 그래서, 그래 집에다 누가 하나 있다가. 거 이웃지에 있는 사람이,
“그럼, 내가 데려다 줄탱께?(조사자가 ‘집에 데려다 달라구요?’ 물음) 걱정 마라.”
고 이래. 그래 데러다 주고 사흘만에 가서 죽어 버렸어. 호랭이도 잡고 사람도 죽고. [조사자 : 호랭일 데려간 사람도 죽구요?] 응. [조사자 : 누가? 호랭이 데리고 온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죠?] 응. 그래 그 사람이 을마나 애를 먹었어, 그놈 끌고 오자면. 그래 개같은 걸 이래 끌고 오거든. [조사자 : 아 그러니까. 개같은, 호랑이 큰걸 끌고 왔는데, 그 호랑이는 어떻게 됬어요? 나중에.] 그 호랑인 죽고. [조사자 : 죽고. 그거에 껴서 죽고요?] 아, 풀 비러간 영감도 죽고. [조사자 : 아, 영감도 죽고. 데리고 온 사람도 죽고요?]
응. 데리고 온 사람은 괜찮지. 그건 괜찮지. 그건 갔지 풀 비러, 돈 벌려고. [조사자 : 그 풀 비러간 사람, 그 죽은 그 사람은 호랑이한테 물려 죽은 거예요? 왜 죽은 거예요?] 모르지. 기암해서 죽었을테지. [조사자 : 아, 놀래서요?] 응. 놀래서 죽었을 테지. [조사자 : 그러면 호랑이를 잡은 사람은 누구에요?] 여럿이 다 잡았지 뭘. [조사자 : 델고 온 사람은 누구에요? 호랑이 큰 개같은 호랑이?] 범한테 물려갈 사람이 그걸 갖고 왔어. 끌고. [조사자 : 아, 그 사람이 물려갈라고 했는데, 끌고 왔다구요.] 그래. 그래. 그랬데요.


2. 시아버지를 호식 면하게 한 효부

 허기순(68, 여)/주북리T 1앞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제보자에게 이야기 듣기를 마치고 새로운 이야기를 부탁하였으나 ‘일이 바빠서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새로운 제보자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집안에 쉬고 있는 한 할머니를 만났다.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며 거실에서 이것저것을 물어 보았을 때, 서사구조를 갖추지 못한 고시래에 대해 말씀하신 후에, 조사자가 부엌에서 빗자루를 못 깔고 앉게 한 이유와 이곳의 옛날 생활에 대해 묻자 구술하여 준 것이다.

저어 저 한터(대대리) 사람들은, 한터 사람은 나물 가가지고(나무하러 가서) 호랭이를 봤데. 근데 부모님한테 효자래, 아주. 효잔데 나무를 갔는데, 호랭이가 이제 시어머니하고 둘이 갔는데 호랭이가 있더래. 호랭이가 있는데 시어머니를 잡어 먹을려고 그래잖어, 호랭이가. [조사자 : 호랭이가?] 응.
그래니까는 인자 매누리(며느리)가 효자니까는 인자 못 잡아 먹게 가서 그 어머니를 깔고 앉았대, 깔고 앉아가서는 그 하도 효자라 호랭이가 못 잡아 먹었데, 시어머니를. 그러니 나왔대.
그래가지고 그 젊은이가, 매누리가 놀래가지고 이 눈이 툭 삐졌어. [조사자 : 그 며느리가요?] 응. 놀래가지고. [조사자 : 눈이 빠져 나왔어요?] 아니, 눈이 툭 삐졌다고. 하도 놀래니까 툭 삐졌대. 여기 눈이, 그러니까 눈이 놀래가지고 눈이 나왔다는 얘기지. 눈이 나왔대, 그 소리는 들었어. 옛날에는 워낙에 짐성이 많았었잖아. [조사자 : 근데 효잔데, 나중에 그렇게 되면 너무 불쌍한 것 같아.] 그래서 이상해서, 그래가지고 이냥 까물 쳤지 인저. 까물쳐 가지고 저.
[조사자 : 시어머니는 괜찮구요?] 시어머니는 못 잡아먹었지, 깔고 앉았으니까. [조사자 : 그래도 그 호랑이가 알아보고 안 잡아먹었어요.] 그렇지. 하도 효자-. 지극해 가지고, 그리 어느 중이 가다가 봤대. [조사자 : 그것을?] 응. 그래 가지고서는,
“사람 살리라.”
고. 개미소리 같은 게 들려 가지고서는, 이 해 가지고는 부고를 했데요. [조사자 : 그게 어느 쪽-?] 저어 한터 사람인데, 오래 됬어. [조사자 : 한터요?] 응. 대대리 사람인데, 오래 됬어. [조사자 : 어디요?] 대대리. [조사자 : 대대리?] 응. 한터가 대대리라고. [조사자 : 여기서 금방이에요?] 응. 근방지, 요 윗 동네. 그 소리만 들었어 뭐.
옛날에는 짐성이 많아 가지고 도깨비 같은 게 이런데 막 돌아 댕겼대. 왔다 갔다 했구. 그러나 난 보진 못 했어. 그 소리만 들었지.


3. 원수를 갚은 개

 허기순(68, 여)/주북리T 1앞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잠시 동안 멈추었다. 그래서 조사자가 구렁이 이야기를 부탁하자, 잊어버렸다고 하여 이것저것 오래 동안 물어본 후에 이야기를 채록할 수 있었다. 이것은 상사뱀 이야기 유형이 변형된 형태로 보인다. 이 이야기가 용인에 있었던 일인지는 몰라도 어려서부터 노인네들한테 들었다고 한다.

개를 기르는데, 시집살이가 하도 심해가지고 개를, 개를, 개를 맥이는데, 시어머니가,
“개밥을 주라.”
고 줬대. 근데 며느리가 배가 고프니까 그 밥을, 배가 고프니까 개를 안 주고 맑강 물만 퍼 주고 밥을 먹었다.
그런게 개가 어느 날 죽어, 저 산속에 가서 개가 죽어가지고 구링이가 됐대. 구링이가 되가지고서나 어느 한날 시어머니가 보니깐 그냥, 구링이가 들어 오드래. 그래서 이젠 웬수 갚을려고 들어오는 거지. 매누리를 맑강 물만 줘서.
그래 웬수 갚을려고 들어오는 건데, 시어머니가 그걸 알아 채리구는 광에다 갖다, 항아리에 갖다가 이 뚜껑을 덮어서 무거운 것을 찔러 놨데. 찔러 놨는데도 구링이가 쏜살같이 고릴 가가지고 휘휘 감았대.
감았는데 매누리가 살았거니 하고, 간 뒤에 열어보니까 그냥 맑-강 물만 하나 고였드래. [조사자 : 며느리는 죽고요?] 그렇지. 매누리가 삭아버렸지. 뱀이 그렇게 싸느까는 그냥 녹아 버리드랴. 녹아서 죽었대. 인제 며느리가 하도 배가 고프니까. 그 소리만 들었어.


4. 부처 바위

 허기순(68, 여)/주북리T 1앞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다른 이야기를 부탁하자 잊어버려서 알지 못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조사자가 서낭당 민속에 대해 묻자 이것저것 말씀하였다. 그때 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이 이야기를 구술하여 주었다.

바위 같은 건 우리 친정 동넨대. 학일리. 친정인데 친정인데, 학일리인데. [조사자 : 학일리요?] 학일리인데, 거기는 이 산이 뭐 베내이잔봉, 뭐 문수봉, 무슨 뭐 저기 그런 산이 명산이 이렇게 있어, 명산이.
명산인데, 옛날에 명산 베내미잔등이라고 아주 하늘하고 똑같애. 그런 산인데, 그 나무를, 어떤 사람이 나물 뜯으러 갔는데, 거기 그 절이 옛날에 베내미잔등에 절이 있는데, 그러니까 부처가 있었대. 그러니까 부처. 그러니까 베닥다리는 부처가 따로 있고, 문감하는 부처가 따로 있고. 부처가 둘이 있는데, 나물을 뜯으러 가서는 날이 챙챙한 날 나물을 뜯으러 갔대.
그래가지고 인제, 지나가던 나물 뜯다가 이 바위가 부처님 같이, 사이는 큰- 집채만큼씩한 바위가 있잖어? 그런 바위를 한 사람이 인자 들어가면서,
“이게 부처님인가 봐!”
그랬대. 어떤 사람이,
“이까짓 것 무슨 부처여!”
그리고 대가리를 톡톡 때렸데. 도라지 꼬챙이로다가. 그랬더니 뇌성번개를 양(그냥) 별안간에 쏘내기가 막 쏟아져서 인져 산에서 내려올 것 아녀? 그러니까 그 배락 때리는 아름짝해 논 바위가 그, 그 사람 옆구리로다 ‘땍때굴 땍때굴’ 그렇게 굴러 내려왔대. 바위가, 큰 바위가. 그러니 을마나 놀래. 어떤 사람은 거기서 죽었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놀래서 집에 와서 죽었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거기에 부처바위가 있어. 바위가 지금도. 부처바위인데 얼굴은 이렇게 생기고 이렇게 부처 그림 있구, 사람 그림 있구. 몸뚱아리는 이만한게 지금 집채 이만해. 집채만한데 가운데 요렇게 배 같은게 있대.(녹음 잠시 중단) 이렇게 높은데, 돌로다 사닥다리를 집고서 올라가게 되 있어. 그렇게 큰 바위여. 그런 바위가 두 개여. 그러니까 아름짝 하는 바위가 있고, 부처바위가 있고 그려, 배락 때린 바위가 있고 그려.
그래서 그 바위를 뚝닥 뚝 뚜드려 가지고 중간에 가서 앉았어, 그 바위가. 사람이 돌아서 모가지 똑똑 때리던 사람을, 쫓여 내려오다가, 굴러 내려오다가 그래서 중간에 가서 앉았어. 거기가 인제 베내미 잔등이라고 해. 배 내밀었다가 배내미 잔등이라고 해. [조사자 : 배내미 잔등이라고요?]
그러니께 산 이름이, 산 이름이 배내미 잔등이라 해, 문수봉이라 그러고. 문수봉. 문수봉, 배내미 잔등 그렇게 이름인데, 하두 하늘하고 똑같데, 그 길럭지가. 이름이 명산 이름의 산 이름이라고.(이야기가 끝난 줄 알고 다른 이야기 유도하는 과정 생략) 바위가 요렇게 있는데 거기에 물이 고였어, 항상 가물 때도. 거기서 눈이 자물자물한 사람도 거 가서 찍어 발르고 그랬드라고. 새우젓 먹고 가면 이쪽 길에가, 거기에 뱀이 있어. 항상 뱀이 있다고. [조사자 : 새우젓 먹고 가면?] 비린 것 먹고 가면. 지금도 거기 있어. 비린 것 먹고 가면, 이렇게 드려다 보면 거기가 구랭이가 있다고. 그것도 날등이서 요만큼 배같이 이렇게 불렀는데, 그런데 고기 물이 항상 가물 때도 고기 고여 있다고. 구녁도 많이 뚫렸어.
[조사자 : 왜 비린 것 먹고 가면?] 그래서 그게 부처바위라고 그랬어. 부처바위. 부처바위. [조사자 : 왜 비린 것 먹고 가면 뱀이 보여요?] 그러니까 비린 것, 옛날에는 일부러 산 같은 거 위허며는, 그러며는 이 절 같은 데에서 비린 것만 안 먹잖아. 통 비린 것만 먹잖아. 불공 드리러 가면 그런 것 안 먹잖아. [조사자 : 뱀이 비린 것을 좋아하나 봐요?] 아니. 비린 것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위해는 거니까 신령님이 있으니까, 부처님도 있고 신령 있고 그러니까, [조사자 : 비린 것을 먹고 가면.] 부처바위니까 뱀이 나온다는 얘기여, 들여다 보면.
저런 약수들도 인자 정성 드리고 가다 이렇게 보면 뱀이, 그 물 먹은 뱀이 벌써 몸, 우리내가 그 물을 먹으면 좋지 않으면 벌써 구렁이가 나와서 휘젓잖아. 그런 식으로 그것도 그런 거야.


5. 구렁이가 나오는 샘

 김선례(54, 여)/주북리T 1뒤
[2리 자택]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조사자들은 허기순 할머니에게 조사를 마치고 장소를 오경례 할머니 댁으로 옮겨 안방에서 이야기판을 형성하였다.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자 민경숙 할머니가 서사성을 갖추지 못한 호랑이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이야기를 묻자 민경숙 할머니께서 잊어 먹어서 모른다고 하자, 그 뒤를 이어 이 집의 며느리인 제보자가 이야기를 시작하여 주었다. 이곳에는 오경례(여, 76)할머니와 남편인 할아버지, 다른 할머니 1명, 아이 2명 있어 함께 들었다.

[조사자 : 샘통이.] 샘통에. 그전에 이 저 뭐야 지도같이 생겼어요. [조사자 : 샘통이요?] 응. 근데 거기 그 목판에 둥그렇게 생겼는데, 그 안이 시커멓게 생겼어요. 근데 물도 많지만, 뚜렷하게 보이는 거, 뚱그렇게 생긴게.
근데 거기서 사람들이 ‘이묵이(뱀, 구렁이) 나온다’고 막 거기서 낮에는 거기 가서 뺑둘러 서서 그냥 구경을 하고. 또 저녁 때 일찌감치 들어와서, 무섭다고 일찌감치 다 자기 집으로 다 들어가는 거야. 그 들어 들어가서 인자, 그 이튿날 또 나가서 보면, 여전히 또 그렇게 둥그런게 그저 있어, 이냥.
[조사자 : 어딜 들어가서요?] 아니. 그래서 인제, 그게 이묵이가 거기서 나온다고 사람들이 그걸 기다리는 거지. 그 나오는 걸 보러, 본다고. 근데 그게 나오는게 사람 눈에 띄며는 이묵이가 아니지. 그게 인제 나와가지고 인자 하늘로 용이 되서 올라간다고 그러는데, 그게 아니지. 그 용이는 사람 눈에 띄면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거지.(아이 소리) 죽기밖에 더 해, 그게.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그걸,
“이묵이 나온다.”
고. 막 거기 가서 구경들을 하고, 나도 거기 가서 막 구경하고.(웃음) [조사자 : 보셨어요?] ‘그래 애기 밴 사람은 거기 가서 구경하면 안 된다’고 그래가지고 인제 그게 궁금한 거여.(웃음) 궁금해서 자꾸 가서 보는거지. 그래도 당장 해가 없으니까, ‘가서 봐도 된다’고 자꾸 그냥 쫙 가서 서서 보는데, 거기서 서서 보고 그랬지.
그런데 인제 그, 그 뚱그렇게 생긴 게 없어졌드라구, 언제 없어졌는지. [조사자 : 뚱그렇게 생긴 게 뭐에요?] 아니, 그 안에 뚱그렇게 생긴게. 뚱그렇게 생겼는데 거기서 이묵이가 나오는데 거여, 이게. 근데 그게 뚜렷이 보여, 거기가. 시커먼게 뚱그렇게 생겼는데, 물은 다 똑같은데 거기가 그렇게 이, 이상하게 생긴 거여, 거기가. [청중 : 그게 아니고 용이 되서 올라가는 거요.] 그래서, 사람이 안 보는데, ‘새벽에 올라간다’고 해서 난 또 새벽에 나만 볼려고 또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데 또 보고.(웃음) [조사자 : 보셨어요?] 아! 못 봤지, 그걸 어떻게 보아. 그걸 보면 그게, 그게 부정타서 살아서 올라가? 그게. [청중 : 떨어져. 떨어져!] 언제 올라간 지도 모르게 올라가 버린 거지. 자는 새 올라갔든지.
[조사자 : 지금 그 샘터, 지금도 있어요?] 있지. 그게. 저 아래, 우리 밭머릿 가에 있는데. [조사자 : 요기 주북리-?] 응 주북리. 그래가지고 그게 어느 결에 없어 졌드라고. 그 뚱그렇게 생긴 게 없어졌어. 거기가 이렇게 무슨 평지로 보자면, 거기가 인제 논 가생이(가)에 웅덩이라든가 그렇게 보이는 거야 그게. 논 가운데. 뭐 샘통 가운데라 그렇게 보이는 거여.
그런데 인제, 그 샘통을 또 도자(브로도저)로다가 그냥 가쟁이를 다 쳐올리고, 막 그래가지고 지도같이 생긴 거를. 한참 그 가물었을 때, 가물어도 항상 거기엔 물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 가쟁이(가)를 도자로 막 처올리고 그래가지고 깊어지고, 또 저기 이 지도같이 생긴 게 달리 생겼어요. [조사자 : 지도같이 생긴게 뭘 말하는 거예요?] 응? 그 곽이 그렇게 생겼다고. 그런데 지금은 변해, 그냥 막 저 도자로다 막 쳐올리고 그래서 틀려졌어요.


6. 도깨비와 씨름한 할아버지
 
 민정숙(70, 여)/주북리T 1뒤
[2리 개인집]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 김은진, 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제보자 이야기를 마치고 옆에 있던 제보자가 이어서 구술하여 주었다. 제보자는 오경례 할머니 댁에 놀러오셨다가 조사자의 요청으로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그런데 고림동의 유래에 대해 고인돌이 있기 때문에 되었다고 간략하게 말한 다음에, 이 이야기를 구술하였다. 이것은 오경례 할머니 부부와 며느리, 아이 2명과 함께 들었다.

밤에, 이 마을이 아니고 저기 마을여. 요 다리 건느면 고림리고, 여긴 주북리여. 근데 한 할아버지가 우두리 지나가는데, 에 어떤 기운(힘) 신 놈이,
“씨름 하자.”
고 댐비드래. 그래 ‘씨름 하자’고 막 댐벼서, 그 할아버지하고 싸우다가, 어느, 어느 나무에다 그걸해서 꼭꼭 잠매 놨대. 근데 아침에 와보니까 그게 빗자리더래, 빗자리.
[청중 : 빗자루지 뭐.] 응. 빗자루. 빗자루 이런 데 피가 묻으면은, 응 도깨비로 변해 가지고 밤에 막 그런대. 그래서 도깨비가,
“이놈! 씨름 하자.”
고. 막 댐비드래. 그래서 도깨비하고 막 싸우다가, 도깨비를 낭구(나무)에다 꼭꼭 잠매 놨대. 그래가지고 밝은 날에 와보니까는 모지랑(몽당) 비 한 자루가 잠매져 있대.
[조사자 : 아 그럼, 비가 도깨비로 변한 거에요?] 응. 거기 인저, 뭐가 피같은 게 묻어가지고.
 

7. 헛간의 도깨비

 민정숙(70, 여)/주북리T 1뒤
[2리 개인집]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김은진,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같은 소재라 생각이 났는지 계속 구술하여 주었다. 이야기 도중에 한 할아버지가 마을을 오셔서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그리고 옛날에 나는 또 요- 아랫 동네에 사는데, 응 헛간이라고 이렇게 왜 비 오면 왜 꺼지는데 있지. 옛날엔 담배를 많이 피니까, 담배 그걸 널을라고 헛간을 져 봤어. 그랬는데 그건 내가 실제로 경험한 거야.
해가 저물어서 조금 컴컴할려고 하면, 도깨비가 막- 절구질을 그냥,
“쿵쾅! 쿵쾅! 쿵쾅!”
해는 거여. [조사자 : 거기서요?] 응, 도깨비 절구질을 그렇게 해는 거여. 그래서 기침하고 나가면 딱 그쳐. 그래고 또 조용하면 또 그러는 거여. [조사자 : 그래 어떻게 됐어요?] 근데 그게 터가 셔[쌔]서 그렇대. 그러다간 세월이 변하고 그래서 우리 동상들이 많이 죽었지. 터가 셔가지고 많이 죽었어. 많이, 많이 죽어가지고.
여기 할아버지 오시네.(할아버지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많이 죽어가지고, 인저 세상이 자꾸 과학이 발달하잖여. 그래니까 그게 없어지드라고.(자신의 가계에 대한 설명 생략) 우리 동생들. [조사자 : 돌아가신게 아까 그 도깨비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께니 터가 쌔니까 그렇지, 그 터가. 그런데 그거를, 그 도깨비를 대우를 잘 해면 돈도 갖다 준대. 근데 그걸 안 했잖아.
 


8. 도깨비 도움으로 부자가 된 사람

 민정숙(70, 여)/주북리T 1뒤
[2리 개인집]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김은진,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도깨비 이야기를 마치고 같은 소재라 생각이 났는지 게속 구술하여 주었다.

또, 우리 아버지가 민-, 우리, 우리 할아버지가 민병훈인데, 또 민병세라고 서울에서 사는 분이 있어. 그 분은 도깨비가 가져다 준 재산이 수억대래. 밤에 그냥 막 그냥, 저기 도깨비가,
“쿵쾅! 쿵쾅!”
하고 댕기면, 도깨비 좋아하는 걸 뭣이 이렇게 해다 놓고 그러면 돈을 그냥 아궁에도 하나, 솥에도 하나, 그냥 자주 이렇게 갔다 놓는데. [조사자 : 왜-, 왜 그랬대요. 처음에?] 그러니까는 도깨비가 인저, 도깨비가 들어오니까 도깨비 대우를 잘 해서 그렇지. [조사자 : 돈을 이렇게 해갖고서요?] 응. 참 많이 갖다 줬는데, 도깨비가 틀리면 그 돈을 다 가져간대.
그래서, [청중 : 다 정성껏 해도.] 그래서 인저 이 사람이 그 도깨비를, 도깨비를 인저 쫓을려고 그 돈을 다 땅을 샀대. 도깨비는 땅은 못가져 간대. 땅을 사면은 이 사람하고 수 틀리면 땅에다 말뚝을 박고 밤에마다 와서,
“의싸! 의싸!”
해도 땅은 못 떠간대. 다른 건, 돈이고 뭐고 다른 건 다 가져간대, 도깨비가 도로. 그래서 그 민병세는 땅을 많이 사가지고 그렇게 도깨비가 갖다준 재산으로 큰 부자가 됐다는 거여.
[조사자 : 지금도?] 지금도 부자일텐데, 그 분이야 돌아갔겠지. 자식은 대로 살겠지. 우리 친정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그래서 거기 가셔서, 거기 가셔서 우리 아버지가 그 돈을 관리를 하고 계셨어. [조사자 : 어, 지금요?] 지금은 인저 돌아가셨지. 오났지(오래 됐지) 6.25때 돌아가셨으니까. 6.25 난 지가 벌써 45년이나 6년 됬으니까.


9. 도깨비 때문에 죽은 아기

 민정숙(70, 여)/주북리T 1뒤
[2리 개인집] 박종수, 강현모, 김영주,김은진,신민아 조사 (1995. 5. 13.)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무당에 관해 말씀하여 주었다. 다시 도깨비에 대해 묻자 도깨비에 홀린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계속 구술하여 주었다.

그리고 우리 친정 집에는 도깨비가 이렇게 쾅쾅 어둡기만 해며는, 쿵쾅쿵쾅 절구질 허고 절구질 허고 이러니까, 도깨비를 대우 안 해서 그런지, 애기를 울어머니가 애기를 낳아 가지고 한두 살이나 세 살만 되면 죽는 거야. 그 나이만 되면 다. 그래서 우리 동생이 한- 넷인가 남자가 그렇게 죽었어. 그래니까는 어려서 죽었지. 업고 댕길 때 죽으니까는. 한- 첫돌 지나고 한참 예쁠 때, 그때는 꼭 죽는 거야.
그 많이 그렇게 하고, 하나는 그렇게 했는데. 우리 아버지는 미신을 안 지켜 가지고 장님을 불러다가 아 옥출경을 읽었어. [조사자 : 옥출경이 뭐에요?] 옥출경을 읽으면 그런 귀신이 읎어지라고. 그래서 옥출경을 읽는데, [조사자 : 옥출경요?] 옥출경. 귀신 읎어지라고. 옥출경을 읽는데, 그랬는데도 죽었어, 애기가. 죽었는데 그 읽는 동안에 죽은 거야. 애기가 대단하니까 인제 무슨 잡귀가 붙었으면 떨어져 나가라고 읽었는데, 애기는 결국 죽은 거여.
죽었는데, 살이 맞아서 죽었대. 살. [조사자 : 살이 맞은게 무엇이예요?] 그러니까 내가 애기를 비오는 날 업고 나가서 댕겼어. 비오는 날 나가 업고 댕겼는데, 살이 맞았다고 여기 왜, 이 시퍼렇게 되가지고 죽었드라고. 애기가 죽은 다음에 보니까.
그랬는데 그 터가 셔가지고, 우리 애기가 죽으니까, 옆집에서 들으니까 그냥 절구도 굴려내는 소리, 그래니까 그 부정한 낭구르다가 절구를 핸 거야. 근데 인저 애가 죽었으니까, 도깨비는 그걸 다 굴러내는 거야. 절구도 굴려내는 소리, 마루로 놓, 집 지면 마루 놓으라고 인자 송판도 해놓고, 뭐 나무도 많이 해놨는데, 그것도 막 쿵쾅 내 던지드래, 밤에 옆집에서 들으니까. 송판도 다 내던지고 절구도 굴리고 막 그래드래. 그러는 소리가 나드래.
근데, 우리 애기가 죽었을 적에, 인저 그렇게 귀신이 그런 저기를 한거지. 그래가지고 애긴 결국 죽었어. 죽어가지고 우리 아버지가 산천, 우리 어머니가 저 고향에 황해도에 가서 산천 밑 기도를 드려가지고 애기를 낳는데, 아들을 하나 꼭 낳는데, 그 아들이 지금 쉰일곱 살여.


10. 도깨비에 홀린 사람

 오봉희(78, 여)/주북리T 2앞
[3리 입구] 박종수, 강현모,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6. 6. 1.)

양지면에 도착을 한 후 맨처음 주북 1리로 들어갔다. 그러나 농사철이었고 그 시간대가 점심식사를 할 시간이어서, 노인정에 들러 보았으나 어른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특히 주북 1리는 노인들의 수가 다른 마을에 비해서 적다는 동네 주민의 말씀을 듣고 주북 3리로 출발하여 느티나무 아래에서 쉬고 계신 두 분의 할머니를 만나서 조사를 시도하였다. 처음엔 감퇴된 기억력을 탓하며 구술하기를 꺼려하다가, 조사자들의 끈질긴 유도로 남편에게 들은 도깨비에 홀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조사자 : 도깨비 얘기 좀 해주세요.] 은 나와라 뚝딱, 금 나와라 뚝딱? [조사자 : 여기 저기 도깨비 많았다면서요?] 도깨비는 밤에 도깨비가 돌아 댕기지. 저기 도깨비는 밤도깨비라. 도깨비는 빈집에서 돌아 댕기지 밤에.
여기 인날(옛날)에 저 아래에서 여어쪽 아래로 살면 사람이 콩 타작을 하고 있잖아? 콩 타작을 하면은 저 안산에서는 저 작은 대추골 올라가는 곳에 여우가 퀭퀭 올라가고. 또 도깨비 이만한게 일루 주루룩 올라가고 주루룩 내려가고. [청중 : 우리 노인네는 남구하러 새벽 4시나 5시나 돼서 가면 그냥 도깨비 무슨 저 여우는 퀭퀭 짖으며 그냥 지랄하지. 그때 불이나 있어요? 마땅한 곳에 지게 지고, 영감이 여우한테 홀려서 어디까지 갔었는데.]
우리 집 노인네는 우리, 내가 5남매를 뒀는데, 니째 때 딸을 낳는데 할머니를 모시러 숲원리로 갔는데 증조할머니 모시러. 시상에 안 오셔서, 시상 안 오시니까. 주북리에서 모시러 올라오시니 그전엔 길이 없었어. 소릿길이지. 이런 길이 어딨어? 시상 안 와, 안 오셔서 보니까 12시가 넘었는데,
“나 혼났어.”
아 도깨비를 홀려가지고 산 구석으로 괜히 글루 들어갔지. [조사자 : 할아버지가요?] 응. 저 구석키로 글로 올라가가지고 암만 기다려도 안 와. 그러다가 정신을 가만히 차리고 나니까, 아 내가 여기 왜 왔지.(이하 과일차가 지나가는 바람에 청취불능)
[조사자 : 도깨비한테 물렸다고요?] 홀린 거지. [조사자 : 홀렸다고요?] 홀려. 그럼 도깨비 홀리면, [조사자 : 그럼 어떻게 나오셨어요?] 그러면 그 도깨비를, 정신을 차리면 이 삐, 이 삐를, [조사자 : 이삐요? 네?] 비. 비! [청중 : 쓸개질 하는 비.] [조사자들 : 아! 비요? 빗자루요?] 달아 빠져가지고 거기다가 이런 손을 비었던지 무슨 피를 묻었던지 그러면 그게 도깨비가 된대, 밤이면. [조사자 : 아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했다구요?] 이런데 내비리면 그게 도깨비가 도섭을 한거지. 그래 붙잡고 댕기며 붙잡이고 다니다 깨면 도리깨 장치, 그 타작하는 도리깨 장치라는 겨. [조사자 : 예. 할아버지가 그 빗자루를 봤어요?] 응. 구러다가 그냥 밝았지. 뭐 집에 오신 거야. 오셔서 왜 인자 오시는가,
“나 도깨비 홀렸었어. 산꼭대기로 기올라 가서 혼났지.”
[조사자 : 해는 안 입히는 거예요? 사람한테.] 해는 안 입히고 밤새도록 논이나 마나 길을 모르니까 털털 돌아다니는 거지 뭐, 그걸 붙잡고. 옛날에 전설에 그루고.


11. 논을 사야할 도깨비 돈

 오봉희(78, 여)/주북리T 2앞
[3리 입구] 박종수, 강현모, 안광연, 박수진, 장숙화, 한민정 조사 (1996. 6. 1.)

앞의 이야기를 마치고 제보자의 사춘 오빠가 겪은 일화를 계속 구술하였다. 그 내용은 사촌 오빠가 대추를 사갖고 오다가 도깨비에 홀려 고생을 하였으나, 그 대추는 서낭당에 그대로 있어 갖다가 잔치를 치루었다는 내용이지만, 녹음상태가 너물 불량하여 녹취하기 불가능하다. 이를 구술한 다음에 이어서 구술한 준 것이 이 이야기이다.

도깨비가 벌어다 준 놈을 도깨비가 가져간대. 그래가지고 땅을 샀어. 그런게 도깨비가 벌어주는 돈은 땅을 사야 돼. 어디 땅 속에다 묻어야 되여.
묻으니까 도깨비가, 나중에 돈이 있으면 어느 시에 다 집어가 버리잖아. 그래니까 그냥 땅을 사야 한대요. 땅을 사야 묻어 노니까, 이놈의 도깨비가 나중엔 다 도와주고 가지고 갈려고 그래니까 뭐어, 땅에다 지 묻어놨으니 흙뿐이니 그놈 가져갈 수가 있어?(웃음)
[청중 : 강진 상리구가 왜 부자가 된 줄 알아요?] 그 할머니가 도깨비, 도깨비가 아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밤에만 그냥 그냥 뭐든지 갖다가 문을 열어.
“이거 먹어라.”
또 가락을 물레질 하는 가락을,
“물레질 해, 가락 여깄다.”
그걸 갖다가 줘, 밤새도록 내하고 이만큼이야. 그래 도깨비도 어짜피, 그런게 그게, 이 도깨비가 지금 그 사람한테 지금 홀려주는 거야, 한꺼번에. 하루가 불이 빨간 했어, 그 집이.
“어머! 저기 불났다.”
그 사람한테만 보이지 딴 사람한테, 하나도 안 탔어, 금방 꺼졌어. ‘불 났다.’ 그러고 꺼졌어. 그래 저런데 오방하면, ‘도깨비가 지랄하네’(웃음)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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